[김명성, "국민 90% '北, 핵포기 안할 것'," 조선일보, 2020. 6. 25, A31쪽.]   → 북핵

우리 국민 10명 가운데 9명(89.5%)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4~6차 핵실험,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등 북한의 '핵 폭주'로 한반도 안보 위기가 극에 달한 2016년(71.3%)~2017년(81.1%)보다도 높은 수치다. 국민 대다수가 북한의 핵 포기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생각한다는 얘기다.

국무총리실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원장 고유환)은 25일 발표한 '통일의식조사 2020'에서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89.5%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의 '북핵 개발 저지' 가능성과 관련, "북한의 핵개발에 대해 우리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는 의견도 41.7%로 조사됐다. 지난해는 34.7%였다. 이번 조사는 북한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등 북한의 대남 파상공세가 극에 달하기 전(5월 20일~6월 10일)에 이뤄졌다. 남북 관계 경색의 영향으로 김정은 정권에 대한 신뢰도는 지난해 23.8%에서 올해 15.6%로 급감했다. 김정은 정권과 대화와 타협을 추구해야 한다는 작년 38.1%에서 올해 45.7%로 증가했다. 이 밖에도 젊은 세대일수록 북한과의 '평화 공존'을 선호하고, 노령층에서는 '통일 선호' 성향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미 동맹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90.2%였다. '주한 미군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85.0%로 높게 나왔지만 '통일 이후에도 주한 미군이 필요하다'는 의견은 지난해 54.1%에서 올해 41.6%로 낮아졌다. 주한 미군 방위비 협상 문제 등으로 한·미 간 이견이 부각된 결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