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원전] 文은 국가에 2조8천억 배상하라
2020.12.10 15:29
文은 국가에 2조8천억 배상하라
탈원전은 가짜뉴스로 시작… 원전 안전성은 文이 인정, 경제성 저평가는 조작돼
탈원전은 정책 실패 아닌 文이 국익을 개인 오기의 희생물 삼은 것
전 재산 내놔도 모자란다
[양상훈, "文은 국가에 2조8천억 배상하라" 조선일보, 2020. 12. 10, A34쪽.]
문재인 정권의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이 백일하에 드러나는 것을 보면서 한수원 관계자들의 눈물 얘기를 떠올린다. 문 정권 초기 탈원전 서슬이 시퍼럴 당시 원전 운영 한수원 관계자들이 몇몇 외부 인사와 만나 “우리가 피땀을 바쳐 성공한 한국형 차세대 원전이 사장되게 됐다. 이 시간을 허비하면 다른 나라에 따라잡힌다”고 토로하며 울음을 삼켰다고 한다. 피를 토하는 한마디 한마디였다.
역대 대통령 연설엔 동의할 수 없는 내용도 많았다. 그러나 연설 전체가 엉터리거나 도를 넘는 비약인 경우는 문 대통령의 2017년 6월 19일 탈원전 연설밖에 없을 것이다. 문 대통령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1368명이 사망했다고 했다. 이렇게 위험하니 탈원전해야 한다는 논리였다. 후쿠시마에서 그때까지 방사능으로 사망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이런 황당한 가짜 뉴스를 대통령의 중대한 연설문에 집어넣은 참모진이나 가짜 뉴스란 사실이 밝혀졌는데도 탈원전 오기를 부리는 대통령이나 놀라울 따름이다.
한국형 원전 보유국의 대통령이 후쿠시마 원전을 예로 든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다. 원전 사고가 커지는 것은 발생 수소가 폭발해 격납 용기를 깨뜨리기 때문이다. 후쿠시마가 그 예다. 그런데 한국형 원전은 지금 수소 제거 설비를 다 갖춰 후쿠시마 같은 수소 폭발이 생길 수 없다. 사고가 났던 미국 스리마일 원자로는 한국 원자로와 같은 노형인데, 밖으로 새어나온 방사선이 없다. 사망자 0명, 피폭자 0명, 환경 피해 0였다. 지금 41년 전 스리마일 사고 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원전 기술이 발전했다. 문 대통령이 원전 문제와 관련해 했던 말 중에 정확한 것은 하나뿐인 것으로 기억한다. 체코 총리와 만나 “한국은 원전 운영 40년 동안 단 한 건의 사고도 없었다”고 우리 원전의 안전성을 자랑했다. 그런데 이 핵심적이고 옳은 말은 국내에선 지키지 않고 오히려 그 반대로 하고 있다.
누구나 대통령이 되면 개인의 선호는 뒤로하고 국익을 먼저 생각하기 마련이다. 미국 진보 진영을 대표하는 오바마는 대통령이 되자 중단된 원전 건설 재개를 선언했다. 원전이 경제적이고 안전하고 탄소 발생 없는 깨끗한 에너지라는 엄연한 사실을 받아들인 것이다. 그는 스리마일 사고를 들어 반대하는 환경단체들에 그 사고가 오히려 원전이 안전하다는 사례라고 설득했다.
한국형 원전 개발 책임자였던 이병령 박사는 책에서 김대중⋅노무현 대통령과의 일화를 소개하고 있다. 한국 진보 진영을 대표하는 두 사람도 대통령이 되자 각각 원전 4기의 건설을 승인했다. 두 사람은 ‘국회에 원자력 전문가가 있어야 한다’며 이 박사를 출마시키려 했다. 노 대통령은 원전만이 아니라 군사적 원자력 기술도 포기하면 안 된다는 뜻인 것으로 보였다고 한다.
자신의 생각이 틀린 사실 위에 기반하고 있다는 것이 명백해지면 대부분은 시간이 걸려도 생각을 바꾼다. 그런데 그러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불행히도 지금 한국 대통령이 그런 사람이다. 문 대통령은 설계 수명 40년을 넘긴 원전을 연장 사용하는 것을 선령을 넘긴 세월호에 비유했다. 이 역시 원전에 무지한 참모가 감성적 말장난을 한 것이다. 원전 사고는 운영 기간과 상관이 없다. 스리마일 원전은 가동 1년도 되지 않았는데 운영자들 실수가 연달아 겹치면서 사고가 난 것이다. 지금 미국은 40년에서 60년, 80년으로 원전 수명을 연장해 사용하고 있다. 과학적으로 문제가 없으니 미국 환경단체들도 조용하다. 한국은 미국보다 얼마나 부자여서 멀쩡한 원전들을 40년 쓰고 폐쇄하나.
문 대통령이 탈원전으로 국가에 끼친 피해는 실로 막대하다. 월성 1호기 폐쇄만으로 2조원 이상이 날아갔다. 원전 보수에 든 7000억원, 전기 생산을 못 해 생긴 1조3000억원 이상이 없어졌다. 신한울 3, 4호기 중단으로 7000억원, 신고리 5, 6호기 중단으로 1000억원도 날아간다. 모두 2조8000억원이다. 세계 최고 경쟁력의 한국 원전 산업을 붕괴시킨 것은 액수로 계산할 수도 없다.
법원은 과거 대우그룹 파산으로 회장과 임원들이 연대해 총 23조원의 추징금을 납부하라고 선고했다. 국가는 외환 위기 때 금융 부실 책임자 9000여 명을 대상으로 1조8000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문 대통령이 나라에 끼친 피해는 이와 얼마나 다른가. 정책의 실패를 배상의 대상으로 삼을 순 없다. 하지만 기본적 사실 확인과 과학적 검증을 거친 정책이 예상치 못하게 실패했을 경우다. 탈원전은 그렇지 않다. 시작부터 엉터리 사실에 근거했다. 수많은 전문가가 과학 데이터로 국가에 끼칠 피해를 제시했다. 문 대통령 스스로 ‘한국 원전은 안전하다’고 공개 인정했다. 경제성 평가를 조작한 사실이 명백히 드러났다. 이것은 예측 불가능한 미래 변수의 발생으로 정책이 실패한 것이 아니다. 분명히 문제가 예견된 상태에서 아집으로 밀고나간 것이다. 문재인과 민주당은 연대하여 2조8000억원을 대한민국에 배상하라. 전 재산을 내놔도 모자란다. 한국 원자력의 아버지들과, 여기에 청춘과 피땀 눈물을 바친 산업 역군들과, 깨어있는 국민의 명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