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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틴·시진핑·김정은과 어깨 맞댄 대한민국의 미래

한·중 수교 30년, 러시아 수교 32년
사회주의 경제 실패 딛고 호전적 존재감 과시하는 양국 지도자
이 엄중한 전환기에 대통령은 무엇이 중요한가

[강경희, "푸틴·시진핑·김정은과 어깨 맞댄 대한민국의 미래," 조선일보, 2022. 8. 24, A34쪽.]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노동개혁을 강조하면서 “독일에서 노동개혁 하다가 사민당이 정권을 17년 놓쳤지만 독일 경제와 역사에서 매우 의미 있는 개혁을 했다”고 언급했다. 노동개혁으로 독일 경제를 되살린 건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총리의 남다른 업적이다. 그런데 올해 78세의 슈뢰더는 20년 전 업적에 대한 긍정 평가는 거의 상실하고 노후 망신살을 사고 있다. 러시아 푸틴 대통령과의 과한 우정 때문이다. 푸틴과 친분을 유지하면서 퇴임 후에도 이런저런 자리와 편의를 제공받고 그를 옹호했다가 푸틴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거센 비난을 샀다. 전직 총리에게 주어지던 각종 권리를 독일 의회에서 박탈당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슈뢰더의 업적뿐 아니라 과오가 시사하는 바도 적지 않다.

2000년대 초반 푸틴과 슈뢰더의 친분은 꽤 정의롭게 출발했다. 프랑스의 자크 시라크 대통령까지 가세해 독·불·러 정상이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전쟁에 반대하는 반전(反戰) 연대로 활약했다. 1999년에 총리, 2000년에 대통령이 된 푸틴은 당시에는 정상 지도자의 면모를 보였다. 구소련 붕괴 후 파탄 났던 러시아 경제는 푸틴 집권기에 에너지 가격 상승에 힘입어 회복세를 보였다. 그 덕에 지지를 얻고 실권을 장악했다. 그러고는 민주주의가 정착된 나라의 지도자와는 다른 길을 걸었다. 2008년 대통령 연임을 마치고 권력 연장 꼼수를 썼다. 총리를 4년 하고 다시 대통령이 됐고 개헌을 통해 종신 집권의 길을 열었다. 부정 선거 논란, 정적과 언론인 암살 의혹이 끊이질 않는 가운데 러시아 역사를 후퇴시키며 24년째 집권 중이다. 이 독재자는 구소련의 영광을 외치며 이따금 ‘침략 이벤트’로 국민을 열광시키는 위험한 리더십으로 권력을 유지한다.

시간이 흐르면 사람은 변한다. 권력자는 더더욱 쉽게 변한다. 국력과 지도자에 의해 국제 질서의 세력 균형도 유기체처럼 변한다. 변화를 직시하고 제때 대응하지 못하거나, 대응력 없는 나라는 국민의 운명이 비참해진다. 22년 전 푸틴이 대통령에 당선될 때만 해도 이토록 장기 집권하면서 국제 질서를 뒤흔들 것으로 누구도 예상 못했다. 더 극적인 변화는 중국에서 일어났다.

지난 24일로 한·중 수교 30주년을 맞았다. 러시아와는 그보다 2년 앞서 수교가 이뤄졌다. 미·소 냉전이 종식되고 세계사의 거대한 흐름이 바뀌는 전환점을 놓치지 않고 노태우 전 대통령이 북방 외교를 개척했다. 그로부터 30년, 국제 질서는 다시 전환기를 맞고 있다. 세계 지도를 펴면 대한민국이 처한 지정학적 운명이 새삼 무겁게 다가온다.

1980년 중국의 1인당 GDP는 남미의 10분의 1 수준인 300달러였다. 영리한 실용주의 노선으로 빗장을 열고 세계 자유 무역 질서에 편승해 경제력을 키웠다. 2019년 중국의 1인당 GDP가 1만달러를 넘었고, 작년 GDP 규모는 미국의 77%에 도달했다. 2013년 집권한 시진핑 주석은 세계 2위 경제력을 바탕으로 군사력을 키우며 근육을 실룩거린다. 홍콩 민주화를 탄압하고 대만 통일을 공공연히 천명하면서 건국 100주년인 2049년의 중국몽으로 달려간다. 경제적으로 부유해지면 중국도 국제 질서에 평화롭게 편입될 것이라는 가정이 헛된 기대라고 판단한 미국이 중국 제재에 나섰다. 중국과 한국 경제가 동반 성장하던 시절도 끝나간다.

우리를 둘러싼 국제 정세와 역사를 되짚어보면 북·중·러 지도자의 호전성이 이처럼 동시에 높아진 때가 6·25 전쟁 이후 또 있었나 싶을 정도다. 6·25 전쟁은 소련의 스탈린, 중국의 마오쩌둥, 북한 김일성의 3인방 하에서 일어났다. 사회주의를 구현하고 독재 권력을 장기화하기 위해 집단 학살, 침략도 서슴지 않았던 호전적 지도자들이다. 공교롭게도 소련의 영광을 재현하겠다는 ‘제2의 스탈린’ 푸틴, 마오쩌둥의 100년 중국몽을 외치는 시진핑, 3대 독재 세습의 북한 김정은·김여정 남매가 우리 머리 위에서 동시 다발로 으르렁댄다.

홍콩 민주화 투쟁, 코로나 팬데믹과 중국 공급망 붕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대만해협 위기 등 일련의 국제 정세를 겪으며 각국이 미몽에서 깨어나듯 현실 정치로 복귀하고 있다. 부국강병이라는 고전적 과제, 그리고 국민이 자유롭고 공정한 나라에서 보호받는다는 국가 정체성과 심리적 국력 지수의 필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법치와 공정이 흔들리고, ‘우리는 작은 나라’라고 머리 조아리고, ‘삶은 소대가리’ 욕을 먹어도 짝사랑을 멈추지 않던 정권을 유권자 절반이 멈춰 세운 건 이 엄중한 시대를 반듯하고 믿음직한 리더십으로 헤쳐 나가달라는 기대가 있어서였을 것이다. 소소한 인연에 집착하고 사소한 실수를 거듭하며 집권 초반기 아까운 시간을 넉달이나 흘려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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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 새로운 야당의 출현을 주시하며 70
94 탄핵의 江이 사라졌다 95
93 성난 얼굴로 투표하라 78
92 '事實'만을 붙들고 독자 여러분 곁을 지키겠습니다 68
91 100년 前 그 춥고 바람 불던 날처럼, 작아도 결코 꺼지지 않는 등불이 되겠습니다 82
90 세상이 광우병 괴담에 휩쓸릴 때… '팩트의 방파제'를 쌓았다 110
89 보수가 집권하면 많은 것이 달라질 수 있다 93
88 조동근 명지대 명예교수, "자유통일당의 이념과 정책을 말한다" 78
87 참 나쁜 영화 '남산의 부장들'의 박정희 두번 죽이기 79
86 탄핵 이후 처음 보는 자유보수 진영의 희생과 헌신 97
85 힘이 없으면 지혜라도 있어야 한다 114
84 자유냐 전체주의냐, 그 사이에 중간은 없다 76
83 4·15는 국회의원 선거가 아니다 287
82 보수 통합의 열쇠는 국민에게 있다 105
81 죽느냐, 사느냐? 주사파 집권 대한민국 198
80 [자유대한민국 수호] 자유 우파가 무엇이고, 좌파가 무엇인가? 1426
79 야권이 넘어야 할 山 '박근혜' 141
78 좌파 10단의 手에 우파 1단이 맞서려면 179
77 조갑제, "김문수의 이 글은 대단하다. 진땀이 난다!" 167
76 '베트남판 흥남 부두'인 '십자성 작전'을 아십니까 205
75 굿 모닝~ 변희재! 159
74 변희재, 안정권과 김용호발 보수혁명 443
73 58년 전 오늘이 없었어도 지금의 우리가 있을까 171
72 홍준표의 박근혜, 황교안 논평 옳지 않다 132
71 김문수 대담 (2019년 4월 8일) 162
70 기승전 황교안 173
69 황교안의 정확하고 용감한 연설 172
68 나경원 연설의 이 '결정적 장면'이 좌익을 떨게 했다! 139
67 [자유대한민국 수호] 자유민주주의를 사랑하는 자들은 단합해야 1646
66 이런 인물을 한국당 대표로 뽑자! 197
65 한국당 전당대회, 보수대통합의 용광로가 되어야 177
64 '문재인 對 反문' 전선 246
63 대통령이 북한 대변인이면 한국 대변인은 누군가 310
62 자기 발등 찍은 文 정부, 판문점에서 절룩거리다 360
61 진보의 탈 쓴 위선과 싸워야 327
60 죽은 자유한국당 左클릭 하면 살까? 279
59 선거 압승하니 국민이 바보로 보이나 242
58 MBC의 문제 250
57 광장정치와 소비에트 전체주의 290
56 촛불의 반성 263
55 文정권 1년 214
54 '독재자 김정은' 집단 망각증 200
53 지식인으로 나는 죽어 마땅하다 230
52 혁명으로 가고 있다 229
51 서울-워싱턴-평양, 3色 엇박자 265
50 북이 천지개벽했거나 사기극을 반복하거나 273
49 대한민국의 '다키스트 아워' 342
48 현송월과 국립극장 277
47 교회는 북한에서 성도들이 당한 역사 가르쳐야! 390
46 강력한 압박을 통한 대화가 필요하다 295
45 남북대화, 환영하되 감격하지 말자 316
44 중국이 야비하고 나쁘다 310
43 돌아온 중국이 그렇게 반갑나 308
42 박정희가 지금 대통령이라면 347
41 청와대 다수도 '문정인·노영민 생각'과 같나 308
40 대통령 부부의 계속되는 윤이상 찬양 275
39 남과 북 누가 더 전략적인가 285
38 오래된 미래 322
37 도발에 대한 우리의 응전은 지금부터다 332
36 뺄셈의 건국, 덧셈의 건국 263
35 文 대통령이 말하지 않은 역사 265
34 망하는 길로 가니 망국(亡國)이 온다 269
33 네티즌도 화났다… 공연 파행시킨 反美 행태에 비판 쏟아져 242
32 7094명 戰死, 한국 지킨 美2사단에 고마움 표하는 공연이 뭐가 잘못됐나 337
31 성주와 의정부에서 벌어진 어이없는 장면들 291
30 북(北) 김정은의 선의(善意) 347
29 공산주의 신봉한 영국의 엘리트들처럼 412
28 야당의 정체성? 무슨 정체성? 340
27 안팎의 전쟁 492
26 하단 광고, 우리나라의 위기 988
25 좌파들의 사대 원수 927
24 ‘정신적 귀족’ 보수주의자의 길 그 근간은 기독교적 세계관 1375
23 좌파적인 보수정당 정치인들 1050
22 황장엽 선생이 본 '역사의 진실' 1086
21 독도가 한국 영토인 진짜 이유 1073
20 용서 잘하는 한국 정부 991
19 황장엽 조문까지 北 눈치 살피는 민주당 1166
18 유럽의회, '中, 한국 조치 지지하라 1294
17 얼마나 더 대한민국 망신시킬 텐가 1122
16 선거 때면 北 도발?… 착각 또는 거짓말 1252
15 목숨을 이념의 수단으로 삼는 풍조가 걱정된다 1164
14 '시국선언'은 정치편향 교수들의 집단행동 1233
13 너무 가벼운 시국선언 [1] 1082
12 "TV논평, 좌편향 인용 심각" 1134
11 '10·4남북정상선언' 이행될 수 없는 이유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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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국가보안법 존속돼야 1048
6 김정일과 만남, 하늘이 준 기회 1138
5 中․朝 우호조약의 한 구절 1180
4 만약 적화통일이 된다면 1226
3 중·조 우호조약의 한 구절 1004
2 대구(大邱) ‘미래포럼’ 시국大토론회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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