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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국·자유민주주의·남침’ 빠진 교과서, 이대로 놔둘 건가

[송재윤, "‘건국·자유민주주의·남침’ 빠진 교과서, 이대로 놔둘 건가," 조선일보. 2022. 9. 19, A34쪽.]

한국사 교과서 집필자들의 문화 지체가 심각하다. 허동현 경희대 교수의 최근 지적대로 그들은 아직도 낡은 수정주의에 집착하고 있다. 자칭 ‘진보 세력’의 시대착오와 현실 왜곡은 뿌리가 깊다. 일례로 1980년대 후반 한국 지식계를 휩쓸었던 사회 구성체 논쟁을 꼽을 수 있다. 당시 이 논쟁은 대한민국 체제 전복과 사회주의 혁명을 지향하는 소위 ‘민중·민주 세력’이 이끌었다. ‘반미 구국’ 투쟁이 급선무라 여겼던 민족 해방(NL) 세력은 당시 대한민국이 “식민지 반(半)봉건사회”라 외쳐댔고, 인민 해방을 표방했던 민중 민주(PD) 세력은 “신식민지 국가 독점 자본주의”라 우겨댔다.

돌이켜 보면 그 논쟁은 마르크스-레닌주의와 김일성 주체사상을 끼워 맞춰서 한국 현실을 왜곡한 좌파 지식인들의 관념 유희였다. 현실을 분석하는 사회과학이 아니라 가상 현실의 이념적 판타지였다. 그들 주장과는 정반대로 당시 대한민국은 전 세계로 웅비하며 과학기술 혁신에 주력하던 민간 주도의 견실한 자본주의 독립국가였다.

구소련 붕괴 이후 그 허망한 논쟁은 일단 막을 내렸는데, 지성과 양심이 방심하는 사이 ‘어제의 용사들’이 한국의 역사학계를 점령한 듯하다. 아니라면 어떻게 한국사 교과서에서 건국, 자유민주주의, 남침을 언급조차 안 하는가? 이 세 용어는 한국 현대사의 키워드다. 영어권 대학의 거의 모든 교과서는 바로 그 세 용어를 강조해서 한국 현대사를 서술한다. 반면 한국의 교과서 편찬자들은 그 중요한 핵심어 사용을 극구 꺼린다. 학계의 좌편향이 빚어낸 개념적 혼란이다.

첫째, 한국사 교과서 집필자들은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의 성립이 건국이 아니라 정부 수립일 뿐이라 강변한다. 일부는 대한민국이 1919년 상해에서 이미 건국되었다는 비역사적 궤변을 펼친다. 상해임시정부는 국민·영토·주권을 확보하지 못한 이국 소재의 망명정부였으며, 총선거로 다수 국민의 승인을 얻는 합법적 절차도 거치지 못했다. 상식적으로 그러한 망명정부 수립은 그 자체로 건국이 아니라 건국 주비(籌備)의 제1보에 불과하다.

오늘날 중국에서 건국은 1949년 10월 1일 중화인민공화국이 성립된 사건을 이른다. 1981년 중국 공산당은 ‘건국 이래 약간의 역사 문제에 관한 결의’를 발표했는데, 이때 건국 기점은 1949년 10월 1일이다. 바로 그날 국가의 3요소를 갖춘 중화인민공화국이 세워졌기 때문이다. 중국 학자들은 모두 1949년 10월 1일을 건국의 국경일로 인정하는데, 한국 학자들은 왜 1948년 8월 15일 건국 사실을 부정하는가? 대한민국의 건국사가 수치스러운가?

둘째, 자유민주주의는 자유주의와 민주주의의 결합이다. 자유주의는 보편적 인권, 국민의 기본권, 시장경제와 법치주의를 근간으로 한다. 민주주의는 국민적 의사의 수렴 과정과 권력 창출의 민주적 절차를 밝힌 제도다. 자유 없는 민주주의는 소수를 억압하는 다수 독재, 개인을 말살하는 전체주의로 전락할 수 있다. 그 때문에 1948년 제헌 국회는 근대 입헌주의 전통에 따라 보편 인권과 국민의 기본권을 헌법에 명기했다. 대한민국의 건국 이념은 그냥 민주주의가 아니라 자유민주주의다. 양자의 차이를 강조하지 않고선 한국의 건국 과정을 정확하게 서술할 수 없다.

셋째, 6·25전쟁은 스탈린, 마오쩌둥, 김일성의 밀약에 따른 공산 전체주의 세력의 남침, 곧 대남 침략 전쟁이었다. 해방 공간으로 그 기원을 소급하는 수정주의 음모설은 구소련 비밀 문서 공개로 벌써 무너졌다. 제대로 된 교과서는 최신 논의까지 반영해서 정확한 지식을 전달해야만 한다. 6·25전쟁의 역사에서 침략 주체를 명백히 밝혀 남침 사실을 기록하지 않는다면 부작위에 따른 허위 선전이 되고 만다.

급변하는 세계에서 대한민국은 놀라운 적응력을 발휘하며 진화해왔지만, 한국사 교과서 집필자들은 수구의 진지전을 펼치고 있다. 정보 혁명의 시대, 낡은 이념에 사로잡힌 꼰대들의 교과서는 대체 누구를 위한 변명인가? 그들의 진부한 역사관은 구시대의 유물이지만, 사상투쟁 없인 쉬이 못 넘을 꽤 높은 장애물이다. 이제 열린 사상의 시장에서 깨어 있는 시민들이 진취적으로 기록 투쟁에 나설 때다. 역사는 역사가의 전유물이 아니다. 편향된 역사가는 편향된 역사밖에 쓸 수 없다. 시민들이 직접 나서서 공산 전체주의의 침략에 맞서 자유민주주의를 지켜낸 대한민국 건국 과정을 새롭게 써야 한다. 모름지기 현대사는 우리 모두의 자서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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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 새로운 야당의 출현을 주시하며 70
94 탄핵의 江이 사라졌다 95
93 성난 얼굴로 투표하라 78
92 '事實'만을 붙들고 독자 여러분 곁을 지키겠습니다 68
91 100년 前 그 춥고 바람 불던 날처럼, 작아도 결코 꺼지지 않는 등불이 되겠습니다 82
90 세상이 광우병 괴담에 휩쓸릴 때… '팩트의 방파제'를 쌓았다 110
89 보수가 집권하면 많은 것이 달라질 수 있다 93
88 조동근 명지대 명예교수, "자유통일당의 이념과 정책을 말한다" 78
87 참 나쁜 영화 '남산의 부장들'의 박정희 두번 죽이기 79
86 탄핵 이후 처음 보는 자유보수 진영의 희생과 헌신 97
85 힘이 없으면 지혜라도 있어야 한다 114
84 자유냐 전체주의냐, 그 사이에 중간은 없다 76
83 4·15는 국회의원 선거가 아니다 287
82 보수 통합의 열쇠는 국민에게 있다 105
81 죽느냐, 사느냐? 주사파 집권 대한민국 198
80 [자유대한민국 수호] 자유 우파가 무엇이고, 좌파가 무엇인가? 1426
79 야권이 넘어야 할 山 '박근혜' 141
78 좌파 10단의 手에 우파 1단이 맞서려면 179
77 조갑제, "김문수의 이 글은 대단하다. 진땀이 난다!" 167
76 '베트남판 흥남 부두'인 '십자성 작전'을 아십니까 205
75 굿 모닝~ 변희재! 159
74 변희재, 안정권과 김용호발 보수혁명 443
73 58년 전 오늘이 없었어도 지금의 우리가 있을까 171
72 홍준표의 박근혜, 황교안 논평 옳지 않다 132
71 김문수 대담 (2019년 4월 8일) 162
70 기승전 황교안 173
69 황교안의 정확하고 용감한 연설 172
68 나경원 연설의 이 '결정적 장면'이 좌익을 떨게 했다! 139
67 [자유대한민국 수호] 자유민주주의를 사랑하는 자들은 단합해야 1646
66 이런 인물을 한국당 대표로 뽑자! 197
65 한국당 전당대회, 보수대통합의 용광로가 되어야 177
64 '문재인 對 反문' 전선 246
63 대통령이 북한 대변인이면 한국 대변인은 누군가 310
62 자기 발등 찍은 文 정부, 판문점에서 절룩거리다 360
61 진보의 탈 쓴 위선과 싸워야 327
60 죽은 자유한국당 左클릭 하면 살까? 279
59 선거 압승하니 국민이 바보로 보이나 242
58 MBC의 문제 250
57 광장정치와 소비에트 전체주의 290
56 촛불의 반성 263
55 文정권 1년 214
54 '독재자 김정은' 집단 망각증 200
53 지식인으로 나는 죽어 마땅하다 230
52 혁명으로 가고 있다 229
51 서울-워싱턴-평양, 3色 엇박자 265
50 북이 천지개벽했거나 사기극을 반복하거나 273
49 대한민국의 '다키스트 아워' 342
48 현송월과 국립극장 277
47 교회는 북한에서 성도들이 당한 역사 가르쳐야! 390
46 강력한 압박을 통한 대화가 필요하다 295
45 남북대화, 환영하되 감격하지 말자 316
44 중국이 야비하고 나쁘다 310
43 돌아온 중국이 그렇게 반갑나 308
42 박정희가 지금 대통령이라면 347
41 청와대 다수도 '문정인·노영민 생각'과 같나 308
40 대통령 부부의 계속되는 윤이상 찬양 275
39 남과 북 누가 더 전략적인가 285
38 오래된 미래 322
37 도발에 대한 우리의 응전은 지금부터다 332
36 뺄셈의 건국, 덧셈의 건국 263
35 文 대통령이 말하지 않은 역사 265
34 망하는 길로 가니 망국(亡國)이 온다 269
33 네티즌도 화났다… 공연 파행시킨 反美 행태에 비판 쏟아져 242
32 7094명 戰死, 한국 지킨 美2사단에 고마움 표하는 공연이 뭐가 잘못됐나 337
31 성주와 의정부에서 벌어진 어이없는 장면들 291
30 북(北) 김정은의 선의(善意) 347
29 공산주의 신봉한 영국의 엘리트들처럼 412
28 야당의 정체성? 무슨 정체성? 340
27 안팎의 전쟁 492
26 하단 광고, 우리나라의 위기 988
25 좌파들의 사대 원수 927
24 ‘정신적 귀족’ 보수주의자의 길 그 근간은 기독교적 세계관 1375
23 좌파적인 보수정당 정치인들 1050
22 황장엽 선생이 본 '역사의 진실' 1086
21 독도가 한국 영토인 진짜 이유 1073
20 용서 잘하는 한국 정부 991
19 황장엽 조문까지 北 눈치 살피는 민주당 1166
18 유럽의회, '中, 한국 조치 지지하라 1294
17 얼마나 더 대한민국 망신시킬 텐가 1122
16 선거 때면 北 도발?… 착각 또는 거짓말 1252
15 목숨을 이념의 수단으로 삼는 풍조가 걱정된다 1164
14 '시국선언'은 정치편향 교수들의 집단행동 1233
13 너무 가벼운 시국선언 [1] 1082
12 "TV논평, 좌편향 인용 심각"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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