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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윤석열다운’ 순간

민노총과 대결하는 윤 대통령을 보면서 오랜만에 그의 진가를 느낀다는 사람이 많다
국민 다수가 지지하던 2년 전을 보는 듯하다

[선우정, "가장 ‘윤석열다운’ 순간," 조선일보, 2022. 12. 7, A34쪽.]

윤석열 대통령이 민노총의 불법행위에 대해 “북한의 핵 위협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둘 다 정부가 원칙을 지키지 않아 키운 문제라는 취지다. 지나친 비유라고들 한다. 하지만 국민이 일상에서 민노총 때문에 겪는 고통은 북핵과 차원이 다르다. 그들은 생활을 망가뜨린다. 동네 주유소 기름을 동나게 하고, 건설 현장을 마비시켜 노동자 밥줄을 끊어버린다. 북한이 내뱉는 상욕보다 “물류를 멈춰 세상을 바꾸자”는 화물연대의 진군가가 현실에선 더 살벌하고 위협적이다.

영국인은 인내력이 강한 국민이다. 2차 대전 당시 독일 공습으로 런던에 폭탄 비가 쏟아졌다. 9개월 동안 시민 3만명이 죽고 5만명이 다쳤다. 160만명이 집을 잃었다. 그래도 언론은 흥분하지 않았다. 그런데 시민들이 지하 대피소로 몰리는 과정에서 어린이 1명이 깔려 숨지자 영국 언론은 “영국의 수치”라며 시민 의식을 맹비난했다. 독일 공습에 자기 살자고 아이를 밟고 갈 정도로 영국인이 타락했느냐는 것이다. 영국에선 이 시기를 “가장 위대한 순간(Finest Hour)”이라고 부른다. 인내와 단결, 절제와 희생으로 영국의 위대함을 증명했기 때문이다.

이런 국민도 견디지 못한 시련이 1979년 연쇄 파업이었다. ‘불만의 겨울(Winter of Discontent)’이라고 한다. 셰익스피어의 희곡 ‘리처드 3세’에 나오는 음습한 문구를 인용했다. 화물 운전사를 시작으로 철도 노동자와 간호사, 청소원, 시신 매장 노동자 등 150만명이 파업을 벌였다. 한 달 이상 물류가 마비됐고 치료와 수술이 중단됐다. 중환자가 죽어나갔다. 쓰레기와 죽은 노숙자의 시체가 나뒹굴었다. 노동당 내각은 파업 두 달 만에 백기를 들었다. “영국의 지배자는 여왕이 아닌 노동조합”이란 말을 증명했다. 그들에게 국가는 없었다. 노조 이익만 있었을 뿐이다. 승부사 마거릿 대처가 등장해 나라의 조종간을 잡을 때까지 영국은 이렇게 아수라장이었다.

민노총이 이 정도는 아니라는 사람들이 있다. 몰라서 하는 소리다. 1996년 민노총은 정부의 노동 개혁을 총파업으로 좌초시켰다. 이 사건은 한국이 자체 개혁으로 위기를 탈출할 수 없다는 중대한 신호를 국제 금융시장에 전했다. 한국이 몰락하는 방아쇠를 당겼다. 이듬해 한국 경제가 무너졌다. 128만명이 직장을 잃었다. 자살자가 두 배로 늘었다. 민노총의 책임은 누구보다 컸지만 대가를 지불하지 않았다. 밀려난 노동자의 분노, 좌파 정권의 지원, 노동시장의 양분화를 교묘하게 이용해 반대로 힘을 키웠다. 그 힘을 활용해 광우병 난동을 선동하고 탄핵 집회를 주도했다. 박근혜 정권을 무너뜨린 외력(外力)은 문재인의 민주당이 아니라 민노총이었다. 이후 민주당은 민노총의 국회 지부처럼 전락해 민노총이 주문한 청부 입법에 열을 올린다. 민노총은 영국 노조 못지않게 나라를 파탄내고 정치를 유린한 시대의 괴물이다.

윤 대통령이 어쩌다 대통령에 올랐다고들 한다. 장관급 관료가 퇴임 1년 만에 대통령이 됐고, 당선 후 기존 대통령과 다른 모습을 보이니 하는 소리일 것이다. 대중은 너무 쉽게 잊는다. 이해찬씨가 2018년 민주당 20년 집권론을 말했다. 2020년 총선 대승으로 적어도 10년 집권은 무난했다. 무슨 짓이든 할 수 있는 권력이 탄생했고, 실제로 그들은 무슨 짓이든 했다. 윤 대통령이 조국 수사, 울산 수사, 원전 수사를 연이어 시작한 것은 권력의 기(氣)가 정점을 모르고 치솟을 때였다. 좌파의 민낯을 사법 증거로 폭로했고 20년 집권론을 5년 만에 끝냈다. 어쩌다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한국 정치사에 이런 승부사가 없다.

민노총이 한국 좌파의 정점이기 때문에 대결해야 한다는 게 아니다. 자원이 없는 한국이 여기까지 발전한 것은 효율적인 나라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혁신으로 무장한 도전적 기업인, 미래를 내다보는 관료, 성공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근로자, 매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언론이 있었다. 정치는 삐걱거리면서도 발전을 위한 제도를 적기에 만들었다. 한국이 가진 밑천의 전부라고 할 수 있는 이런 요소를 민노총은 전방위적으로 무너뜨리고 있다. 그들이 꿈꾸는 미래는 전혀 다른 한국이다. 한국 사회가 MZ세대를 아낀다면 이 괴물을 그들에게 물려줘선 안 된다.

사람들은 윤 대통령에게 포용하고 양보하고 협치하라고 한다. 하지만 국민이 승부사 윤석열을 대통령 자리에 앉힌 본질은 다르다고 본다. 영국에서 탄광 파업은 1년 동안 이어졌다. 이 고통을 법과 원칙으로 이겨냈을 때 승부사 대처는 세계의 전설이 됐다. 영국에 재도약의 시대가 100년 만에 찾아왔다. 최근 민노총과 대결하는 윤 대통령을 보면서 그의 진가를 오랜만에 느낀다는 사람이 많다. 법과 원칙을 무기로 거대 권력과 다시 한판 붙은 모습에서 ‘윤석열다움’을 느낀다는 것이다. 국민 다수가 지지하던 2년 전 그때 그를 보는 듯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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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 자유냐 전체주의냐, 그 사이에 중간은 없다 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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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죽느냐, 사느냐? 주사파 집권 대한민국 198
80 [자유대한민국 수호] 자유 우파가 무엇이고, 좌파가 무엇인가? 1426
79 야권이 넘어야 할 山 '박근혜' 141
78 좌파 10단의 手에 우파 1단이 맞서려면 179
77 조갑제, "김문수의 이 글은 대단하다. 진땀이 난다!" 167
76 '베트남판 흥남 부두'인 '십자성 작전'을 아십니까 205
75 굿 모닝~ 변희재! 159
74 변희재, 안정권과 김용호발 보수혁명 443
73 58년 전 오늘이 없었어도 지금의 우리가 있을까 171
72 홍준표의 박근혜, 황교안 논평 옳지 않다 132
71 김문수 대담 (2019년 4월 8일) 162
70 기승전 황교안 173
69 황교안의 정확하고 용감한 연설 172
68 나경원 연설의 이 '결정적 장면'이 좌익을 떨게 했다! 139
67 [자유대한민국 수호] 자유민주주의를 사랑하는 자들은 단합해야 1646
66 이런 인물을 한국당 대표로 뽑자! 197
65 한국당 전당대회, 보수대통합의 용광로가 되어야 177
64 '문재인 對 反문' 전선 246
63 대통령이 북한 대변인이면 한국 대변인은 누군가 310
62 자기 발등 찍은 文 정부, 판문점에서 절룩거리다 360
61 진보의 탈 쓴 위선과 싸워야 327
60 죽은 자유한국당 左클릭 하면 살까? 279
59 선거 압승하니 국민이 바보로 보이나 242
58 MBC의 문제 250
57 광장정치와 소비에트 전체주의 290
56 촛불의 반성 263
55 文정권 1년 214
54 '독재자 김정은' 집단 망각증 200
53 지식인으로 나는 죽어 마땅하다 230
52 혁명으로 가고 있다 229
51 서울-워싱턴-평양, 3色 엇박자 265
50 북이 천지개벽했거나 사기극을 반복하거나 273
49 대한민국의 '다키스트 아워' 342
48 현송월과 국립극장 277
47 교회는 북한에서 성도들이 당한 역사 가르쳐야! 390
46 강력한 압박을 통한 대화가 필요하다 295
45 남북대화, 환영하되 감격하지 말자 316
44 중국이 야비하고 나쁘다 310
43 돌아온 중국이 그렇게 반갑나 308
42 박정희가 지금 대통령이라면 347
41 청와대 다수도 '문정인·노영민 생각'과 같나 308
40 대통령 부부의 계속되는 윤이상 찬양 275
39 남과 북 누가 더 전략적인가 285
38 오래된 미래 322
37 도발에 대한 우리의 응전은 지금부터다 332
36 뺄셈의 건국, 덧셈의 건국 263
35 文 대통령이 말하지 않은 역사 265
34 망하는 길로 가니 망국(亡國)이 온다 269
33 네티즌도 화났다… 공연 파행시킨 反美 행태에 비판 쏟아져 242
32 7094명 戰死, 한국 지킨 美2사단에 고마움 표하는 공연이 뭐가 잘못됐나 337
31 성주와 의정부에서 벌어진 어이없는 장면들 291
30 북(北) 김정은의 선의(善意) 347
29 공산주의 신봉한 영국의 엘리트들처럼 412
28 야당의 정체성? 무슨 정체성? 340
27 안팎의 전쟁 492
26 하단 광고, 우리나라의 위기 988
25 좌파들의 사대 원수 927
24 ‘정신적 귀족’ 보수주의자의 길 그 근간은 기독교적 세계관 1375
23 좌파적인 보수정당 정치인들 1050
22 황장엽 선생이 본 '역사의 진실' 1086
21 독도가 한국 영토인 진짜 이유 1073
20 용서 잘하는 한국 정부 991
19 황장엽 조문까지 北 눈치 살피는 민주당 1166
18 유럽의회, '中, 한국 조치 지지하라 1294
17 얼마나 더 대한민국 망신시킬 텐가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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