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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은 미화’ 文 정부 국사 교과서, 교과서 아닌 정치 선동 책자

[사설: "‘김정은 미화’ 文 정부 국사 교과서, 교과서 아닌 정치 선동 책자," 조선일보, 2023. 4. 11, A35쪽.]

현행 고교 한국사 교과서 대다수가 북한 김정은을 미화하거나 북한 현실을 왜곡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정은이 ‘3대 세습’을 했지만 북한 경제는 좋아졌고 북 사회에 긍정적 변화가 있다는 식의 내용이 많다고 한다. ‘김정은 등장 이후 기업 활동 자율성을 더욱 확대했다’ ‘개방 정책을 펼쳤다’ ‘남북은 종전 선언에 한 걸음 더 다가갔다’ 등이 대표적이다. 김정은은 거꾸로 갔다.

현행 한국사 교과서 9종은 문재인 정부가 2019년 11월 검정 심사를 완료해 2020년부터 일선 학교에서 사용하고 있다. 2018년 북한이 한국, 미국을 상대로 ‘평화 이벤트’를 벌인 것은 기존 핵을 보유한 채 대북 제재를 풀려는 작전이었다. 이를 알고 있는 미국이 북핵 폐기를 요구하자 즉각 본색을 드러냈다. 그런데도 교과서가 “김정은이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을 성사시키는 등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는 식으로 쓴 것은 가짜 역사를 가르치는 것이다. 또 대부분의 교과서가 문 정부 들어 남북 관계가 개선됐다며 2018년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이나 두 정상의 부부 동반 백두산 등정 사진을 실고 있다. 정권 홍보를 위해 엉터리 내용을 넣어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교과서가 아니라 정치 선동 책자다.

북한이 노골적으로 우리를 겨냥한 것이라며 방사능 쓰나미를 일으킨다는 핵 어뢰 위협까지 하고 있는데 어떻게 이런 교육을 하나. 근본적으로는 고교 교과서에서 근현대사 분량이 75~80%에 이르는 것은 누가 보아도 납득할 수 없는 일이다. 더구나 불과 수년 전 일을 역사 교과서에 싣는다는 것은 상식 밖이다. 좌파가 다수라는 역사학계 교수들이 자신들의 정치 편견을 학생들에게 심으려는 것 아닌가. 역사 교과서 근현대사 부분을 대폭 줄이고 학계에서 정설로 굳어진 사실만 가르치는 것이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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