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친중 정권도 못 막을 中의 한반도 방화
2023.05.04 16:15
친중 정권도 못 막을 中의 한반도 방화
중국의 대만 침공 때 미군 분산 위한 中·北의 한반도 불지르기는 中 입장선 선택 아닌 필수
‘중국은 대만 문제 힘으로 해결 말라’는 건 한국민에겐 절실한 요구
[양상훈, "친중 정권도 못 막을 中의 한반도 방화," 조선일보, 2023. 4. 27, A34쪽.]
민주당은 중국이 대만을 침공해도 우리는 중립을 지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그럴듯해 보이지만 불가능한 일이다. 우리 의사와 상관없이 중국이 우리를 대만 전쟁에 끌고 들어갈 것이기 때문이다.
세계 주요 지역 중 수년 내에 전쟁이 또 발발하는 곳이 있다면 대만일 것이라고 한다. 중국의 대만 침공은 가능성이 낮지만 절대 무시할 수 없는 문제다. 중국 공산당 일당 체제의 특성상 그렇다. 지금 미국과 중국의 군비 경쟁은 사실상 전부 대만 전쟁을 상정한 것이다. 중국의 오판으로 전쟁이 벌어지면 지는 쪽은 세계 패권을 잃는 역사적 패배가 될 수밖에 없다. 미국이 이에 어느 정도로 민감하게 대처하고 있는 지는 미국민이 사랑하는 해병대를 해병대가 아닌 다른 무엇으로 환골탈태시키고 있는 것에서 잘 알 수 있다.
중국의 대만 침공 때 미군은 핵전쟁의 위험 때문에 중국 본토 공격은 하지 못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하물며 중국 본토에서 상륙작전을 벌인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 이미 미 해병대는 노르망디나 인천 같은 대규모 상륙작전을 포기했다. 탱크 등 상륙 전력을 충격적으로 줄이고 있고 아마도 없앨 것 같다. 미 해병대는 이제 대만 부근의 작은 섬들을 빠르게 옮겨 다니며 이동식 미사일로 중국 군함을 타격하는 부대로 정체성을 바꿔가고 있다. 중국도 현기증 나는 속도로 해군과 공군 전력을 키우고 있다. 한국 해군 만한 규모의 함대를 1~2년마다 찍어내고 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워게임(전쟁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중국군의 대만 상륙 시도 때 가장 효과적인 반격 수단은 미군 장거리 폭격기에서 발사하는 장거리 대함미사일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쟁 승패를 결정지을 요소가 됐다. 미국이 아직 완성되지도 않은 B-21 차기 장거리 스텔스 폭격기를 서둘러 세계에 공개한 것은 중국에 경고를 보낸 것이다.
앞으로 수년 뒤 B-21 폭격기가 배치될 미 제8전략 공군은 대단하기는 하지만 현재의 폭격기 숫자는 의외로 적다. 주력인 B-2 스텔스 폭격기는 20대에 불과하다. 중국이 대만을 친다면 미국의 장거리 폭격기와 장거리 대함미사일이 더 많아지기 전이어야 하고, 미국은 그 전에 폭격기와 미사일을 늘려야 한다. 그 분기점이 되는 시기가 2027~2028년 정도로 예상되고 있다.
이 시점에 중국 공산당이 어떤 결심을 할지는 시진핑 스스로도 모를 것이다. 그런데 만약 중국이 국가 운명을 걸고 대만을 침공하는 대도박을 감행한다면 대만과 동시에 중국 미사일이 떨어질 나라가 둘 있다. 한국과 일본이다. 두 나라에 모두 미 공군기지가 있다. 중국 입장에선 한일 기지에서 출격한 미 전투기들이 대만에 상륙하는 중국 해군을 공격하는 것이 가장 두렵다.
미 CSIS 워게임에서 중국은 일본 내 미군 기지를 즉각 공격했다. 그런데 한국에 대해선 더욱 큰 그림이 있다. 중국은 대만 침공과 동시에 한반도에 제2전선을 만들어 태평양 미군을 한반도와 대만으로 양분시키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는 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는 선택이 아니다. 2차 대전에서 독일이 패한 것은 동서 양면에서 두 전선을 상대해야 했기 때문이다. 미군에도 양면 전선은 힘겹다. 더구나 중국엔 한반도 제2전선을 대신 만들어줄 북한이 있다. 북이 이 역할을 맡을 가능성은 다분하다. 이것은 한국의 대(對)중국 정책에 따라 바뀌는 문제가 아니라 중국의 군사 작전상 필요에 따른 것이다. ‘설마’의 영역이 아니다. 최근 공개된 미국의 기밀문서 중에 중국의 초음속 스텔스 드론이 한국 군산, 오산의 미 공군기지 상공을 지나는 작전도가 있었다. 대만 문제와 연결 지어 보면 그 이유를 쉽게 알 수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대만 문제에 대해 ‘힘에 의한 현상 변경 반대’ 입장을 밝히자 중국이 ‘불에 타 죽을 것’이라고 반발했다.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때 설사 한국에 친중 정권이 있다 해도 중국은 한반도에 제2전선을 만들기 위한 불을 지른다. 한국이 ‘대만 문제 불개입, 중립’을 아무리 외쳐도 그와 상관없이 순전히 중국의 군사적 필요에 따라서 불을 지르는 것이다. 한미 동맹이 없어지지 않는 한 중국의 한반도 제2전선 시도는 막을 수 없다.
한국 입장에서 우리 땅에 대만 불똥이 떨어지지 않을 가장 확실한 방법은 중국이 대만 침공을 하지 않는 것이다.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는 순간 그 불길은 한국에 옮겨붙는다. ‘중국은 힘으로 현상을 바꾸려 말라’는 것은 국제사회의 기본 원칙이기도 하지만 잠재적 피해국인 한국민에겐 절실한 요구다.
민주당이 윤 대통령의 언급에 대해 ‘민감한 대만 문제를 불필요하게 정면으로 거론했다’고 비판하는 것은 야당으로서 할 수는 있는 말이다. 그런데 마치 윤 대통령 언급 내용 자체가 잘못된 듯이 공격하는 것은 대만 문제의 필연적 본질을 간과한 것이다. 어차피 남의 땅에 불 지를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이 옆에 있는데 ‘그에게 잘 보이면 불을 안 지를 것’이라고 믿는다면 순진하다기보다는 어리석다. 민주당은 북핵에 대해서도 이런 식의 입장을 취해왔다. 민주당이 그 실패에서 깨닫는 것이 있어야만 국민 신뢰가 높아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