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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은 김관진식 정신무장과 실전 훈련으로 거듭나야 한다

[사설: "軍은 김관진식 정신무장과 실전 훈련으로 거듭나야 한다," 조선일보, 2023. 6. 24, A27쪽.]

국방혁신위 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은 “AI 첨단 무기가 개발되고 전쟁 양상도 바뀌어 가지만 중요한 건 선명한 대적관, 강인한 전투 의지 등 정신 전력”이라며 “싸워 이길 수 있는 군이 되려면 끊임없이 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의 이 말은 문재인 정부 때 무너진 군이 거듭나는 기본 원칙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문 정권 5년간 군의 실상은 ‘군사력 아닌 대화로 나라를 지킨다’고 선언한 국방일보가 단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북한 탄도미사일은 ‘불상 발사체’라 하고 “대화로 풀어가려는 의도”라고 했다. 북이 훈련 중단을 요구하자 훈련을 컴퓨터 게임으로 만들었다. 훈련 이름도 붙이지 못해 ‘홍길동 훈련’이라 불렀다. 다국적 훈련엔 가급적 불참했다. 수류탄 사고 한 번 났다고 1년간 훈련을 안 했다. 행군에 부대원 절반 가까이가 아프다고 빠졌다. 미군 사령관이 “실전에서 피를 부를 수 있다”고 경고했지만 훈련다운 훈련은 없었다.

국방장관은 천안함·연평도 도발을 “불미스러운 충돌” “이해할 부분이 있다”고 했다. “재래식 무기로 북핵에 대응할 수 있다”는 상식 밖의 말도 했다. 어느 장관은 국회에서 부하와 서로 “거짓말한다”며 싸웠다. ‘북한이 우리의 적’이라는 문구는 국방백서에서 빠졌다. NLL을 침범한 북 선박을 나포했다고 합참의장이 청와대에 불려갔다. 30대 청와대 행정관이 인사 논의한다며 육군 참모총장을 휴일에 불러냈다. 장군들은 진급하려고 정권에 아부했다.

정권이 ‘사드 3불’로 군사 주권을 양보해도 침묵했다. 취객과 치매 노인, 시위대가 군 기지에 침입하고 철책과 항구는 귀순자와 월북자 등에게 수시로 뚫렸다. 성범죄가 끝없이 이어져 ‘우리 군의 주적은 성추행’이라는 말이 나왔다. 장관이 1년에 7번 대국민 사과했지만 기강 해이를 바로잡지 못했다. 50만 군대가 1인당 1억원의 국방 예산을 쓰는데 오합지졸이 돼 버렸다.

군이 더 이상 정권에 코드 맞추고 북한 눈치 보는 일은 없어야 한다. 적이 누구인지부터 명확히 해야 한다. 대화로 나라를 지킨다는 얼빠진 생각과 해이해진 기강을 바로잡아야 한다. 훈련하지 않는 군대는 군대가 아니다. 이제 보여주기식 훈련의 시대는 끝났다. 실전 훈련이 아니면 의미가 없다.

2015년 북한의 고사포 도발에 즉각 자주포 29발로 응사하자 북은 결국 사과했다. 작년에 북 무인기가 서울을 침범했을 때 우리도 북에 무인기를 보내자 북은 더 이상 도발을 하지 못하고 있다. 북의 도발을 막는 것은 평화 구걸이 아니라 정신 무장과 실전 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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