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우 선배님, ‘結者解之’ 하십시오
2005.01.12 10:16
[주사파 후배, 전 고려대 총학생회장 최홍재의 편지]
이철우 선배님께, 이철우 선배님, 안녕하십니까? 저는 91년 전대협 5기와 93년 한총련 1기에서 활동했던 최홍재라고 합니다. 선배님과 저는 한번도 만난 적이 없어 사뭇 사무적일 만도 한데, 그래서 그냥 ‘의원님’이라고 부를 만도 한데 동시대를 같은 뜻을 가지고 동행한 것에서 오는 묵은 감정때문인지 의원님이라는 딱딱한 표현보다 ‘선배님’이라 부르고 싶습니다.
요사이 선배님이 노동당에 가입했느니 아니니 하는 것으로 국회가 파행을 겪고 있고, 나라가 온통 분열되고 있습니다.
어제 지하철역에서 50대가 된 듯한 분들이 선배님과 열린우리당을 두고 분개하는 소리를 들으며 마음이 한없이 착잡해졌습니다. 선배님이 가입하셨던 민애전(民愛戰: 미족해방애국전선)이 조선노동당 중부지역당인 지 아닌 지에 대한 실체적, 정치적 논쟁이 뜨겁습니다. 하지만 최소한 저에게는 이 논쟁이 약간은 우스꽝스럽기만 합니다.
분명한 것은 선배님이 한때는 열렬한 주사파였다는 것입니다. 여러 정황과 당시 조직사업의 일반적 경향을 보면 선배님이 스스로를 조선노동당원이라고 인지하였을 가능성은 적은 편이었다고 봅니다. 그러나 북한에 가서 조선노동당에 가입했던 황인오 씨의 조직지도하에 민애전이 운영되었고, 따라서 이 민애전은 조선노동당의 직접적 하부조직이었던 것은 분명합니다. 민애전이 김일성 주체사상을 지도사상으로 하고 있었던 것 역시 분명합니다.
따라서 민애전이 조선노동당 중부지역당이었느냐 아니냐, 이철우 의원이 당시 이것을 인지했느냐 아니냐의 논쟁은 소모적입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도 한때 좌파였습니다. 이철우 위원도 한때 그랬을 수 있습니다. 과거에 어떠했는가는 크게 중요하지 않은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우리에게 중요한 문제는 이철우 ‘의원’의 현재 생각입니다. 과거가 중요해지는 점은 현재 선배님의 생각이 과거로부터 얼마나 영향을 받고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왜 이철우는 민애전에 가입했었는가. 그때의 생각은 무엇이었는가. 그런데 지금의 생각은 어떠한가. 여전히 그 생각을 가지고 있는가, 아니면 변화된 것이 있는가. 변화된 것이 있다면 어떤 면에서 변화되었고, 어떻게 변화되었는가. 국민들이 진정으로 궁금해하는 것은 바로 이런 것들입니다.
선배님이 그냥 범인(凡人)이라면 사람들이 굳이 이런 것을 물으려 하지도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한때 분명히 ‘주체사상을 지도사상으로 하는 조직’에 몸담았다가 지금은 집권당의 국회의원으로 있는 분으로서 선배님은 이제 그것을 밝혀주셔야 할 때입니다.
왜, 어떻게 생각이 바뀌었는지 말씀하셔야 할 때입니다. 지금 상황에서 많이 힘드시겠지만 결자해지(結者解之)하셔야 합니다.
과거에 선배님이 민애전에 가입해서 활동한 것을 놓고 “지금도 농동당의 간첩으로 암약하고 있다”고 하는 한나라당의 정치공세도 보기에 좋지 않고, 무작정 덮어놓고 선배님을 옹호하며 중요한 판결기록까지 누락하여 공개한 열린우리당의 모습도 곱지 않습니다.
그러나 다시 한번 강조하건대 “과거에 김일성주의자가 지금 대한민국 국회의원인데 지금도 그런가”하고 궁금해하는 국민적 질문은 너무도 당연합니다. 이것이 어떻게 매카시즘이고 백색테러입니까?
양당의 물러설 수 없는 대치국면에 국회가 파행하고 있고, 국민들이 표류하고 있습니다. 이것을 풀 수 있는 사람은 지금 현재 선배님 자신입니다.
푸십시오. 선배를 위해서 동시대를 함께 했던 사람들을 위해서, 그리고 대한민국을 위해서. 선배님의 결단을 기다리겠습니다.
이철우 선배님께, 이철우 선배님, 안녕하십니까? 저는 91년 전대협 5기와 93년 한총련 1기에서 활동했던 최홍재라고 합니다. 선배님과 저는 한번도 만난 적이 없어 사뭇 사무적일 만도 한데, 그래서 그냥 ‘의원님’이라고 부를 만도 한데 동시대를 같은 뜻을 가지고 동행한 것에서 오는 묵은 감정때문인지 의원님이라는 딱딱한 표현보다 ‘선배님’이라 부르고 싶습니다.
요사이 선배님이 노동당에 가입했느니 아니니 하는 것으로 국회가 파행을 겪고 있고, 나라가 온통 분열되고 있습니다.
어제 지하철역에서 50대가 된 듯한 분들이 선배님과 열린우리당을 두고 분개하는 소리를 들으며 마음이 한없이 착잡해졌습니다. 선배님이 가입하셨던 민애전(民愛戰: 미족해방애국전선)이 조선노동당 중부지역당인 지 아닌 지에 대한 실체적, 정치적 논쟁이 뜨겁습니다. 하지만 최소한 저에게는 이 논쟁이 약간은 우스꽝스럽기만 합니다.
분명한 것은 선배님이 한때는 열렬한 주사파였다는 것입니다. 여러 정황과 당시 조직사업의 일반적 경향을 보면 선배님이 스스로를 조선노동당원이라고 인지하였을 가능성은 적은 편이었다고 봅니다. 그러나 북한에 가서 조선노동당에 가입했던 황인오 씨의 조직지도하에 민애전이 운영되었고, 따라서 이 민애전은 조선노동당의 직접적 하부조직이었던 것은 분명합니다. 민애전이 김일성 주체사상을 지도사상으로 하고 있었던 것 역시 분명합니다.
따라서 민애전이 조선노동당 중부지역당이었느냐 아니냐, 이철우 의원이 당시 이것을 인지했느냐 아니냐의 논쟁은 소모적입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도 한때 좌파였습니다. 이철우 위원도 한때 그랬을 수 있습니다. 과거에 어떠했는가는 크게 중요하지 않은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우리에게 중요한 문제는 이철우 ‘의원’의 현재 생각입니다. 과거가 중요해지는 점은 현재 선배님의 생각이 과거로부터 얼마나 영향을 받고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왜 이철우는 민애전에 가입했었는가. 그때의 생각은 무엇이었는가. 그런데 지금의 생각은 어떠한가. 여전히 그 생각을 가지고 있는가, 아니면 변화된 것이 있는가. 변화된 것이 있다면 어떤 면에서 변화되었고, 어떻게 변화되었는가. 국민들이 진정으로 궁금해하는 것은 바로 이런 것들입니다.
선배님이 그냥 범인(凡人)이라면 사람들이 굳이 이런 것을 물으려 하지도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한때 분명히 ‘주체사상을 지도사상으로 하는 조직’에 몸담았다가 지금은 집권당의 국회의원으로 있는 분으로서 선배님은 이제 그것을 밝혀주셔야 할 때입니다.
왜, 어떻게 생각이 바뀌었는지 말씀하셔야 할 때입니다. 지금 상황에서 많이 힘드시겠지만 결자해지(結者解之)하셔야 합니다.
과거에 선배님이 민애전에 가입해서 활동한 것을 놓고 “지금도 농동당의 간첩으로 암약하고 있다”고 하는 한나라당의 정치공세도 보기에 좋지 않고, 무작정 덮어놓고 선배님을 옹호하며 중요한 판결기록까지 누락하여 공개한 열린우리당의 모습도 곱지 않습니다.
그러나 다시 한번 강조하건대 “과거에 김일성주의자가 지금 대한민국 국회의원인데 지금도 그런가”하고 궁금해하는 국민적 질문은 너무도 당연합니다. 이것이 어떻게 매카시즘이고 백색테러입니까?
양당의 물러설 수 없는 대치국면에 국회가 파행하고 있고, 국민들이 표류하고 있습니다. 이것을 풀 수 있는 사람은 지금 현재 선배님 자신입니다.
푸십시오. 선배를 위해서 동시대를 함께 했던 사람들을 위해서, 그리고 대한민국을 위해서. 선배님의 결단을 기다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