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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의 햇볕정책이 죽어가던 주사파 되살려

2005.06.07 15:29

관리자 조회 수:1167 추천:118

[황규환, 미래한국, 2005. 2. 26, 4쪽.]

자유주의연대 신지호 대표(서강대 겸임교수)의 강연회가 2005년 2월 16일 YMCA 회관에서 자유지성300인회 주관으로 개최되었다.

신 대표는 이날 강연회에서 386운동권의 정체와 근원에 대해서 바로 알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다 죽어가던 주사파가 DJ의 햇볕정책으로 되살아나게 되었다고 진단했다. 또한 대한민국 체제와 가치의 근본적 수호를 위해서는 ‘대선’ 뿐만 아니라 사회 각 분야에서의 투쟁과 활동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한국좌파의 북한에 대한 태도’라는 주제로 개최된 이날 강연회에서 신 대표는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세력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서는 역사적 근원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라며 “좀더 정확히 얘기하면 그들은 ‘친북’이라기보다는 ‘친김정일’ 세력이다”라고 주장했다.

신 대표는 “한국의 민주화운동 세력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며 ‘80년 광주’의 사례를 먼저 제시했다. “당시 학생운동이 전반적으로 좌경화 되었는데 그 계기가 바로 ‘80년 광주’이다. 외신기자가 찍은 그 당시 비디오를 보면 젊었던 우리들은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군인이 자국(自國)의 국민을 살상하는 장면은 정말 피를 끓게 하는 것이였다"라고 운동권에의 투신계기를 털어놓았다.

그는 그 사건이 민주화 운동의 분수령이 되었다고 밝히며 “386운동권이라는 괴물(?)은 80년 광주와 뗄레야 뗄 수 없는 것이며, 386운동권은 그러한 사태에 대한 반동이었다”고 회상했다. 당시 자신은 ‘자유민주주의’는 ‘부르주아민주주의’로 파악을 했고 ‘민중민주주의’가 대안이라고 생각했었다고 밝혔다.

자신은 정통 ‘마르크스주의’를 신봉했고 북한도 가끔 비판했던 PD계열이었다고 밝힌 신 대표는 NL계열의 ‘주사파’는 ‘남한의 북한화’를 주장하는 ‘김일성주의’였다고 파악했다. PD계와 NL계는 운동권의 주도권을 행사하기 위해 상호간에 치열한 사상논쟁과 조직투쟁을 전개하였는데, 이후 주사파가 운동권의 주류세력으로 자리잡았다고 그는 덧붙였다.

전대협에 대해서도 신 대표는 “전대협은 공개된 대중조직이고 배후에서 이끌어 가는 세력이 있었는데 그들은 ‘김일성주의자’들이었다. 이들은 단순한 친북이나 용공이 아니다. ‘김일성이야말로 우리 민족의 위대한 지도자’라는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있었다. 이들은 ‘민주기지론,’ ‘수령론’ 등을 신봉하며 ‘위수김동’(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라는 말을 아예 입에 달고 다녔다”라고 증언했다.

신 대표는 자신의 전향이유에 대해 “기존의 우리들의 이론으로는 한국의 놀라운 발전상과 눈부신 변화에 대해 설명할 수 없었다. 이것이 공산권의 몰락과 대비되어 우리에게 인식의 전환을 가져오게 된 결정적인 이유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PD계는 소련과 동구권이 무너졌을 때 크게 흔들렸다. 이때 소속 운동권 멤버들이 많이 떠났다. 그러나 NL계는 북한이 안무너졌기 때문에 오히려 기고만장했다. 그러나 그들도 90년대 중반 크게 흔들리게 되었는데 그것은 김일성의 사망 때문이었고, 더불어 심각한 북한의 식량난과 비참한 사회현실 등이 공개되었기 때문이었다”라고 설명했다.

90년대 중반 ‘주사파 골수 세력’들의 생각이 많이 바뀌게 되었다고 밝힌 신 대표는 “당시 운동권 사이의 핵심적 인물이었던 ‘강철’(서울대 법대 82학번)은 북한 조선노동당에 가입해 있었고, 북한이 보낸 잠수함을 타고 북으로 넘어가 김일성을 직접 만나게 되었다. 그러나 이런 만남으로 인해 북한과의 유대관계가 강화되기는 커녕 오히려 실망과 인식의 전환, 그리고 전향의 계기가 되었다. 강철이 만나본 김일성은 자신의 생각과 무척 다른 인물이었고 김일성에 대해 크게 실망하게 되었다. 김일성은 주체사상에 대해서도 잘 몰랐고 이론과 실제는 매우 달랐다고 한다. 또한 그가 직접 둘러본 북한사회의 비참한 현실은 큰 절망으로 다가왔다”고 당시 전향했던 이들의 심경을 전했다.

신 대표는 DJ의 ‘햇볕정책’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미 급격히 위축되어 고사하던 주사파가 부활하게 되었는데 그것은 바로 DJ의 햇볕정책이었다. 그것이 다 죽어가던 주사파를 되살려주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고 당시 정부정책에 대해 강한 불신을 표출하였다.

그는 최근 논란이 된 교과서 문제와 관련해 “얼마전 ‘교과서 포럼’을 출범시켰다. 현대사에 대해 청소년 교육이 이미 위험수위를 넘어섰다”고 평가하며 “요즘 학생들은 북한에 정치범 수용소가 있는 것도 모르는 경우가 태반이고, 북한주민 200-300 만명이 굶어죽은 것도 모르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5공 시절 일시적으로 존재했던 삼청교육대에 대해서는 소상히 알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전교조에 대해서도 신 대표는 일반의 인식과는 다른 점이 많다며 “(그들에게 있어서 전교조란) 교사가 된 이후 전교조 활동을 하는게 아니라 전교조 활동을 하기 위해 교사를 지원하는 그런 시스템이었다. 후배들을 선발해 미리부터 치밀하게 의식화 교육을 거친 후 의도적으로 조직에 침투했다”고 증언했다.

신 대표는 386운동권에 관해 “과거에는 단순히 ‘이념’ 집단이었는데, 이제는 ‘권력’을 쥐게 되었고, 결국 ‘이념’과 ‘이권’이 결합되게 되었다. 이제는 이념 집단이자 권력 집단으로, 나아가 이권 집단으로 결합되고 변질되어 새로운 모습으로 자리잡게 되었다고 진단했다.

신 대표는 이러한 현실에 대하여 “수구좌파들이 자랄 수 있는 토양은 기존의 확립된 세력들의 과실과 약점에서 나온다. 이것을 정확히 알고 적절히 대응해야 하겠다. 무엇보다 그들에게 빌미를 주지 않아야 한다”고 대응방안을 제시하였다.

그는 투쟁방법과 관련해 사례를 들면서 “386운동권의 정체성과 전력에 관해 문제제기를 하는 경우가 있었다. 우리가 그들의 사상과 정체성에 문제를 제기했던 경우는 ‘주사파 vs 자유주의연대’라는 구도가 성립되었는데, 향후에는 뜻하지 않게 전선이 변질되어 ‘주사파 vs 공안검사’로 바뀌게 되었다. 이것은 매우 불리하고 전략적이지 못한 구도이다”라며 냉정하고 전략적인 투쟁방법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신 대표는 또한 “‘소도둑과 닭서리’의 비유가 있다. 그들이 이런 구도를 유지하는 것은 자신들의 20-30년 집권전략”이라며 “3년 후 ‘대선’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헤게모니를 되찾아 오려면 문화와 언론 등의 영역에서 다시 제자리를 찾아야 한다. 그리고 대학도 다시 되찾아 와야 한다. 고등학생을 가르치는 대치동 논술학원 강사들의 경우에도 자신들이 처음부터 의도하지 않았지만 여러 이유로 결과적으로 좌파성향의 사람들로 채워지는 형국”이라고 분석했다.

강연회를 마친 후 신 대표는 “뉴라이트 운동을 하는 입장에서 오늘 참석하신 분들과 대화가 되고 마음이 합치가 되는 것을 느꼈다”고 강연결과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자유지성300인회 여상환 공동대표는 이날 강연회에 대해 “신 교수가 이론적으로 정리된 사람이고 좌파운동권에 깊이 관여를 했던 사람으로서, 대단히 양심적이고 편향되지 않는 훌륭한 자세를 가지고 있다”고 평가한 후 “자신의 양심을 걸고 뜻있는 활동을 하고 있는 젊은 인재들에게 힘을 모아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지호 서강대 겸임교수는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일본 게이오대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신 씨는 대학시절 민주화를 위한 학생운동권 활동에 깊이 관여했으며, 현재 386운동권과 대비되는 자유주의연대 활동으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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