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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워싱턴-평양, 3色 엇박자

2018.03.29 10:54

oldfaith 조회 수:265

서울-워싱턴-평양, 3色 엇박자


[김대중, "서울-워싱턴-평양, 3色 엇박자," 조선일보, 2018. 3. 27, A34쪽.]

                  

문재인 대통령과 그의 정부는 지금 한껏 들떠있다. 남북, 미·북 정상회담을 자신이 성공시켰다며 '핑크' 무드에 젖어 있다. 심지어 주변에선 노벨 평화상 얘기까지 나왔다. 그는 지난 21일 정상회담 준비위원회에서 "남북이 함께 살든 따로 살든 서로 간섭하지 않고 피해 주지 않고 함께 번영하며 평화롭게 살 수 있게 만들어 가야 한다"고 했다. 내일모레 곧 통일이 될 듯한 감상에 빠져 있는 느낌이다.

이렇게 조성된 남북 '해빙' 무드를 타고 국내에선 해괴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잊힌 천안함'의 유족들은 통곡하고 있다. 광주에선 북한으로 수학여행 가자는 요구가 나왔다. 공무원 시험엔 북한 정권 수립을 학습하는 문제가 나왔다. 정부가 만든 개헌안에서는 사회주의 냄새가 물씬 난다.

워싱턴은 어떤가? 서울이 해빙 무드에 들떠 있는 것과는 반대로 '전쟁의 그림자'(미국 주간지의 표현)가 어른거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안보보좌관에 '초강경 매파'인 존 볼턴을 내정하고, 대화파인 틸러슨 국무장관을 해임하고 역시 강경파인 폼페이오 CIA 국장을 기용한 것을 두고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가 미·북 정상회담에 앞서 '전시(戰時) 내각'을 꾸렸다고 했다.

트럼프가 김정은을 만나겠다고 일단 수락한 것은 북핵 제거 못지않게 김정은의 '무릎'을 꿇리는 데 목적이 있는 것 같다. 트럼프로서는 역사상 지금까지 핵무기로 직접 미국 땅을 공개적으로 위협한 나라가 북한이 유일하다는 사실에 지극히 자존심이 상해 있고, 그것을 본보기로 제거해서 또 다른 '김정은'이 나오지 않도록 경고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그의 목표는 북핵이라기보다 김정은이고 미·북 회담 운운은 명분 쌓기용(用)일 가능성이 높다. 그것은 곧 미·북 회담의 결렬을 의미하며 그다음 절차는 군사적 옵션이다.

우리는 미국이 4월 재개되는 한·미 합동 군사훈련에서 한국에 있는 미국 민간인을 미국 본토로 철수시키는 훈련을 할 것이라는 미군 성조지의 보도를 그냥 보아 넘겨서는 안 된다. 그것은 미국이 군사 옵션에 대비해 자국민을 전쟁 위험 지역에서 철수시키는 미국의 매뉴얼에 따른 것이다. 그것은 곧 미국이 한국 땅에서 군사행동을 할 수 있고 또 할 것에 대비하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상무위원인 자칭궈(賈慶國) 베이징대(大) 국제관계학원 원장은 지난 2월 초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남북 대화 이후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열릴 가능성은 낮고 미국의 대북 무력 행사 가능성은 비교적 높다"며 "미·중은 1.5트랙(정부·민간 참여) 등을 통해 이미 컨틴전시 플랜(무력 행사 이후 북한 내 질서 회복을 위한)을 논의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워싱턴이 '전쟁 중'이라면 평양은 지금 잠수 중이다. 김정은이 보이지 않는다. 김정은의 동정을 연일 내보냈던 북한 매체는 김정은의 행방에 언급이 없다. 지난 5일 남쪽의 대북 특사단을 면담한 것을 끝으로 사라졌다. 핀란드 헬싱키에 나타난 북한 외무성의 최강일은 "조·미(朝·美) 수뇌 상봉이 잘될지 모르겠다"고 했고, 북한 매체들은 다시 미국을 때리기 시작했다. 북한은 어쩌면 지금 남북, 미·북 정상회담을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의 군사 옵션에 대비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서울-워싱턴-평양의 모습은 이렇게 엇박자다. 누구는 우리 정부의 섣부른 낙관론을 가리켜 '우물에서 숭늉 찾는 격'이라고 했고 누구는 '김칫국 마시고 있다'고 했다. 독일이 통일을 이룩하는 데 정권 교체를 이어가며 20년이 걸렸다. 그것을 자기들은 집권 1년도 안 돼 해낼 것이라고 하는 치기(稚氣)를 버리지 못하는 한 문 정권은 '김칫국'의 비판에서 벗어날 수 없다.

북한은 지금까지 스스로 핵 포기 의사를 밝힌 적이 없다. 이제까지 북한의 '북핵 포기' 의사는 한국의 대북 특사인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 등의 전언(傳言)에 따른 것이 전부였다. 문 대통령이 남북 회담에서 적극 노력해야 할 것은 김정은이 핵을 선제적으로 포기할 것을 내외에 직접 천명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것만이 트럼프가 전쟁 모드로 상황을 몰고 가는 것을 예방하고 한반도를 화염에서 구하는 길이다. 그리고 김정은이 살아남는 길이다. 북한이 핵을 버리겠다며 손을 들었는데 트럼프가 굳이 총을 쏠 수는 없을 것이다. 또 한 가지, 문 정권이 대북 협상에서 성공하려면 한국 사회를 자유·민주 체제로 굳게 세우는 것이다. 한국이 이미 친북화됐다면 북한은 굳이 협상에 나설 이유가 없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3/26/201803260284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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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 [좌파정권, 자유대한민국 수호] 류근일, 애국가 살리기냐, 죽이기냐의 선택 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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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 지금의 통합당으로는 文 정권을 이길 수 없다 90
100 ‘민족공조’로 한미관계 위기 심화 82
99 [자유대한민국 수호] 송대성, "미국과 중국, 한국의 선택은?" 139
98 [자유대한민국 수호] 류근일, "자유와 폭정이 맞설 때 어느 편을 들 건가?" 65
97 법조인·교수 1만여명 "文정부 통일교육, 대한민국 정체성 훼손" 62
96 백선엽 장군이 현충원 못 간다면 더 이상 대한민국 아니다 92
95 새로운 야당의 출현을 주시하며 70
94 탄핵의 江이 사라졌다 95
93 성난 얼굴로 투표하라 78
92 '事實'만을 붙들고 독자 여러분 곁을 지키겠습니다 68
91 100년 前 그 춥고 바람 불던 날처럼, 작아도 결코 꺼지지 않는 등불이 되겠습니다 82
90 세상이 광우병 괴담에 휩쓸릴 때… '팩트의 방파제'를 쌓았다 110
89 보수가 집권하면 많은 것이 달라질 수 있다 93
88 조동근 명지대 명예교수, "자유통일당의 이념과 정책을 말한다" 78
87 참 나쁜 영화 '남산의 부장들'의 박정희 두번 죽이기 79
86 탄핵 이후 처음 보는 자유보수 진영의 희생과 헌신 97
85 힘이 없으면 지혜라도 있어야 한다 114
84 자유냐 전체주의냐, 그 사이에 중간은 없다 76
83 4·15는 국회의원 선거가 아니다 287
82 보수 통합의 열쇠는 국민에게 있다 105
81 죽느냐, 사느냐? 주사파 집권 대한민국 198
80 [자유대한민국 수호] 자유 우파가 무엇이고, 좌파가 무엇인가? 1426
79 야권이 넘어야 할 山 '박근혜' 141
78 좌파 10단의 手에 우파 1단이 맞서려면 179
77 조갑제, "김문수의 이 글은 대단하다. 진땀이 난다!" 167
76 '베트남판 흥남 부두'인 '십자성 작전'을 아십니까 205
75 굿 모닝~ 변희재! 159
74 변희재, 안정권과 김용호발 보수혁명 443
73 58년 전 오늘이 없었어도 지금의 우리가 있을까 171
72 홍준표의 박근혜, 황교안 논평 옳지 않다 132
71 김문수 대담 (2019년 4월 8일) 162
70 기승전 황교안 173
69 황교안의 정확하고 용감한 연설 172
68 나경원 연설의 이 '결정적 장면'이 좌익을 떨게 했다! 139
67 [자유대한민국 수호] 자유민주주의를 사랑하는 자들은 단합해야 1646
66 이런 인물을 한국당 대표로 뽑자! 197
65 한국당 전당대회, 보수대통합의 용광로가 되어야 177
64 '문재인 對 反문' 전선 246
63 대통령이 북한 대변인이면 한국 대변인은 누군가 310
62 자기 발등 찍은 文 정부, 판문점에서 절룩거리다 360
61 진보의 탈 쓴 위선과 싸워야 327
60 죽은 자유한국당 左클릭 하면 살까? 279
59 선거 압승하니 국민이 바보로 보이나 242
58 MBC의 문제 250
57 광장정치와 소비에트 전체주의 290
56 촛불의 반성 263
55 文정권 1년 214
54 '독재자 김정은' 집단 망각증 200
53 지식인으로 나는 죽어 마땅하다 230
52 혁명으로 가고 있다 229
» 서울-워싱턴-평양, 3色 엇박자 265
50 북이 천지개벽했거나 사기극을 반복하거나 273
49 대한민국의 '다키스트 아워' 342
48 현송월과 국립극장 277
47 교회는 북한에서 성도들이 당한 역사 가르쳐야! 390
46 강력한 압박을 통한 대화가 필요하다 295
45 남북대화, 환영하되 감격하지 말자 316
44 중국이 야비하고 나쁘다 310
43 돌아온 중국이 그렇게 반갑나 308
42 박정희가 지금 대통령이라면 347
41 청와대 다수도 '문정인·노영민 생각'과 같나 308
40 대통령 부부의 계속되는 윤이상 찬양 275
39 남과 북 누가 더 전략적인가 285
38 오래된 미래 322
37 도발에 대한 우리의 응전은 지금부터다 332
36 뺄셈의 건국, 덧셈의 건국 263
35 文 대통령이 말하지 않은 역사 265
34 망하는 길로 가니 망국(亡國)이 온다 269
33 네티즌도 화났다… 공연 파행시킨 反美 행태에 비판 쏟아져 242
32 7094명 戰死, 한국 지킨 美2사단에 고마움 표하는 공연이 뭐가 잘못됐나 337
31 성주와 의정부에서 벌어진 어이없는 장면들 291
30 북(北) 김정은의 선의(善意) 347
29 공산주의 신봉한 영국의 엘리트들처럼 412
28 야당의 정체성? 무슨 정체성? 340
27 안팎의 전쟁 492
26 하단 광고, 우리나라의 위기 988
25 좌파들의 사대 원수 927
24 ‘정신적 귀족’ 보수주의자의 길 그 근간은 기독교적 세계관 1375
23 좌파적인 보수정당 정치인들 1050
22 황장엽 선생이 본 '역사의 진실' 1086
21 독도가 한국 영토인 진짜 이유 1073
20 용서 잘하는 한국 정부 991
19 황장엽 조문까지 北 눈치 살피는 민주당 1166
18 유럽의회, '中, 한국 조치 지지하라 1294
17 얼마나 더 대한민국 망신시킬 텐가 1122
16 선거 때면 北 도발?… 착각 또는 거짓말 1252
15 목숨을 이념의 수단으로 삼는 풍조가 걱정된다 1164
14 '시국선언'은 정치편향 교수들의 집단행동 1233
13 너무 가벼운 시국선언 [1] 1082
12 "TV논평, 좌편향 인용 심각" 1134
11 '10·4남북정상선언' 이행될 수 없는 이유 1108
10 중국에 ‘하나의 한국’ 원칙 요구해야 1102
9 이 정권을 짓누르는 노 정권의 유산 1183
8 보수가 떠나고 있다 1047
7 국가보안법 존속돼야 1048
6 김정일과 만남, 하늘이 준 기회 1138
5 中․朝 우호조약의 한 구절 1180
4 만약 적화통일이 된다면 1226
3 중·조 우호조약의 한 구절 1004
2 대구(大邱) ‘미래포럼’ 시국大토론회 1150
1 위기의 대한민국 구하자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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