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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인으로 나는 죽어 마땅하다

2018.04.30 09:34

oldfaith 조회 수:230

"지식인으로 나는 죽어 마땅하다"


[김윤덕, "지식인으로 나는 죽어 마땅하다," 조선일보, 2018. 4. 28, A31쪽; 문화1부장.]

                  

역사학자 이인호 교수의 '기개'를 본 건 문창극 총리 후보의 자질 시비가 벌어진 2014년이다. "일본의 식민 지배가 하나님 뜻"이었다고 한 교회 강연 영상이 여론의 뭇매를 맞을 때다. TV조선 시사토론에 나온 이 교수는 "강연 전체를 보고도 문 후보를 반(反)민족주의자라 욕하는 자들은 제정신이 아니다"고 일갈해 비난 일색이던 여론의 물줄기를 바꿨다. KBS 이사장으로 국정감사에 나왔을 때도 꼿꼿했다. 역사관이 편협하다 질타하는 의원들을 향해 "나는 태극기 앞에 설 수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동의할 수 있는 역사관을 갖고 있다"고 맞섰다.

이 교수를 오랜만에 본 건 지난 3·1절 오후다. 정권이 바뀌고 KBS 이사장직에서 물러난 그는 "KBS가 노조의 권력 놀이터가 될 것"이라 일침을 놓은 뒤 칩거에 들어갔었다. 찻잔을 매만지던 노(老)학자가 깊은 한숨 끝에 내놓은 탄식이 서늘했다.


"지식인의 한 사람으로 나는 죽어 마땅하다. 나라가 이 지경 되는 걸 막지 못한 죄, 국민의 역사 인식이 잘못돼 가는 걸 막지 못한 죄, 지식인들이 앞장서 나라 파괴하는 걸 막지 못한 죄…. 배웠다는 사람들, 머리로만 살아온 자들이 우리 앞 세대가 온몸으로 피땀 흘려 일군 나라를 망치고 있다."

서울대 교수로 김영삼·김대중 정부에서 핀란드·러시아 대사를 지낸 그가 개탄한 "망국의 근원"은 역사 왜곡이다. 이승만 대통령을 '하와이 깡패', 박정희 대통령을 '스네이크 박'이라 조롱한 다큐 '백년전쟁' 파동 이후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려는 시도가 지금도 전방위로 이뤄지고 있다. '백년전쟁' 제작에 일조한 학자가 현재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수장(首長)이고, 요즘 이곳에선 남로당 무장 봉기가 촉발한 제주 4·3사건을 최초의 통일 운동이었다고 주장하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현대사에 대한 악마적 편집은 천안함부터 세월호까지 온갖 종류의 음모론을 창궐시켰다. 인터넷으로 떠돌던 루머들을 모아 영화로 만들고, 이젠 지상파 TV들까지 '합리적 의심' 운운하며 앞다퉈 음모론에 뛰어든다. 클릭 몇 번으로 여론을 조작한 드루킹과 그를 선거에 이용한 세력은, '나에게 한 문장만 달라. 그러면 누구든 범죄자로 만들 수 있다'고 한 나치 선동가 요제프 괴벨스를 빼닮았다.

이인호 교수는 대한민국이 선동가들 세상이 된 건 역사에 대한 무지(無知)와 반역 탓이라고 했다. "밤낮 데모만 하고 역사 공부를 제대로 안 한 것이 이 나라 위기의 근본이다. 스탈린 사망 후 소련에서조차 폐기 처분된 책들을 읽고 신봉해온 사람들이 현실 권력이 되었으니 암담하지 않은가."

초등 5학년 아들을 둔 후배는 6·25 남침, 김일성 세습 독재가 빠진 새 역사 교과서 시안을 본 뒤 "한국사는 내가 직접 가르칠 것"이라고 했다. 촛불집회가 민주주의 대표 사례로 초등 교과서에 실린다는 뉴스엔 실소(失笑)를 터뜨렸다. "그럼 태극기 집회에 참가한 우리 어머니·아버지들은 반민주 세력인가요?"

산천에 꽃물 들고, 38선엔 봄이 한창이라는데 남녘은 왜 여전히 칼바람이 불까. 남북 분계선을 넘는 건 이리도 쉬운데 우리 안의 증오를 넘는 건 왜 어려운가. 대한민국 70년 역사를 폄훼하고 깎아내리는 것이 통일로 가는 길인가. 통 큰 화해의 악수는 오로지 북녘을 위한 것인가. 훗날 역사에서 칭송받아 마땅할 자, 죽어 마땅할 자는 누구인가.

이인호 교수는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26일 대통령에게 공개 서한을 보냈다. "온 세계가 지켜보는 앞에서 대한민국이 정치적 자살을 하는 역사적 '쇼'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4/27/201804270288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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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 법조인·교수 1만여명 "文정부 통일교육, 대한민국 정체성 훼손" 62
96 백선엽 장군이 현충원 못 간다면 더 이상 대한민국 아니다 92
95 새로운 야당의 출현을 주시하며 70
94 탄핵의 江이 사라졌다 95
93 성난 얼굴로 투표하라 78
92 '事實'만을 붙들고 독자 여러분 곁을 지키겠습니다 68
91 100년 前 그 춥고 바람 불던 날처럼, 작아도 결코 꺼지지 않는 등불이 되겠습니다 82
90 세상이 광우병 괴담에 휩쓸릴 때… '팩트의 방파제'를 쌓았다 110
89 보수가 집권하면 많은 것이 달라질 수 있다 93
88 조동근 명지대 명예교수, "자유통일당의 이념과 정책을 말한다" 78
87 참 나쁜 영화 '남산의 부장들'의 박정희 두번 죽이기 79
86 탄핵 이후 처음 보는 자유보수 진영의 희생과 헌신 97
85 힘이 없으면 지혜라도 있어야 한다 114
84 자유냐 전체주의냐, 그 사이에 중간은 없다 76
83 4·15는 국회의원 선거가 아니다 287
82 보수 통합의 열쇠는 국민에게 있다 105
81 죽느냐, 사느냐? 주사파 집권 대한민국 198
80 [자유대한민국 수호] 자유 우파가 무엇이고, 좌파가 무엇인가? 1426
79 야권이 넘어야 할 山 '박근혜' 141
78 좌파 10단의 手에 우파 1단이 맞서려면 179
77 조갑제, "김문수의 이 글은 대단하다. 진땀이 난다!" 167
76 '베트남판 흥남 부두'인 '십자성 작전'을 아십니까 205
75 굿 모닝~ 변희재! 159
74 변희재, 안정권과 김용호발 보수혁명 443
73 58년 전 오늘이 없었어도 지금의 우리가 있을까 171
72 홍준표의 박근혜, 황교안 논평 옳지 않다 132
71 김문수 대담 (2019년 4월 8일) 162
70 기승전 황교안 173
69 황교안의 정확하고 용감한 연설 172
68 나경원 연설의 이 '결정적 장면'이 좌익을 떨게 했다! 139
67 [자유대한민국 수호] 자유민주주의를 사랑하는 자들은 단합해야 1646
66 이런 인물을 한국당 대표로 뽑자! 197
65 한국당 전당대회, 보수대통합의 용광로가 되어야 177
64 '문재인 對 反문' 전선 246
63 대통령이 북한 대변인이면 한국 대변인은 누군가 310
62 자기 발등 찍은 文 정부, 판문점에서 절룩거리다 360
61 진보의 탈 쓴 위선과 싸워야 327
60 죽은 자유한국당 左클릭 하면 살까? 279
59 선거 압승하니 국민이 바보로 보이나 242
58 MBC의 문제 250
57 광장정치와 소비에트 전체주의 290
56 촛불의 반성 263
55 文정권 1년 214
54 '독재자 김정은' 집단 망각증 200
» 지식인으로 나는 죽어 마땅하다 230
52 혁명으로 가고 있다 229
51 서울-워싱턴-평양, 3色 엇박자 265
50 북이 천지개벽했거나 사기극을 반복하거나 273
49 대한민국의 '다키스트 아워' 342
48 현송월과 국립극장 277
47 교회는 북한에서 성도들이 당한 역사 가르쳐야! 390
46 강력한 압박을 통한 대화가 필요하다 295
45 남북대화, 환영하되 감격하지 말자 316
44 중국이 야비하고 나쁘다 310
43 돌아온 중국이 그렇게 반갑나 308
42 박정희가 지금 대통령이라면 347
41 청와대 다수도 '문정인·노영민 생각'과 같나 308
40 대통령 부부의 계속되는 윤이상 찬양 275
39 남과 북 누가 더 전략적인가 285
38 오래된 미래 322
37 도발에 대한 우리의 응전은 지금부터다 332
36 뺄셈의 건국, 덧셈의 건국 263
35 文 대통령이 말하지 않은 역사 265
34 망하는 길로 가니 망국(亡國)이 온다 269
33 네티즌도 화났다… 공연 파행시킨 反美 행태에 비판 쏟아져 242
32 7094명 戰死, 한국 지킨 美2사단에 고마움 표하는 공연이 뭐가 잘못됐나 337
31 성주와 의정부에서 벌어진 어이없는 장면들 291
30 북(北) 김정은의 선의(善意) 347
29 공산주의 신봉한 영국의 엘리트들처럼 412
28 야당의 정체성? 무슨 정체성? 340
27 안팎의 전쟁 492
26 하단 광고, 우리나라의 위기 988
25 좌파들의 사대 원수 927
24 ‘정신적 귀족’ 보수주의자의 길 그 근간은 기독교적 세계관 1375
23 좌파적인 보수정당 정치인들 1050
22 황장엽 선생이 본 '역사의 진실' 1086
21 독도가 한국 영토인 진짜 이유 1073
20 용서 잘하는 한국 정부 991
19 황장엽 조문까지 北 눈치 살피는 민주당 1166
18 유럽의회, '中, 한국 조치 지지하라 1294
17 얼마나 더 대한민국 망신시킬 텐가 1122
16 선거 때면 北 도발?… 착각 또는 거짓말 1252
15 목숨을 이념의 수단으로 삼는 풍조가 걱정된다 1164
14 '시국선언'은 정치편향 교수들의 집단행동 1233
13 너무 가벼운 시국선언 [1] 1082
12 "TV논평, 좌편향 인용 심각" 1134
11 '10·4남북정상선언' 이행될 수 없는 이유 1108
10 중국에 ‘하나의 한국’ 원칙 요구해야 1102
9 이 정권을 짓누르는 노 정권의 유산 1183
8 보수가 떠나고 있다 1047
7 국가보안법 존속돼야 1048
6 김정일과 만남, 하늘이 준 기회 1138
5 中․朝 우호조약의 한 구절 1180
4 만약 적화통일이 된다면 1226
3 중·조 우호조약의 한 구절 1004
2 대구(大邱) ‘미래포럼’ 시국大토론회 1150
1 위기의 대한민국 구하자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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