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아더가 양민학살 명령’ 노래 근거있나?
2005.11.12 16:08
[김기철 기자, 이한수 기자, “‘맥아더가 양민학살 명령’노래 근거있나?” 조선일보, 2005. 9. 13, A5쪽.]
맥아더를 살인자로 규정한 노래가 나오고, 맥아더 동상이 철거 논란에 휩싸이면서 6·25전쟁 당시 맥아더의 역할을 둘러싼 사실 관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학계에서는 그간 맥아더가 인천상륙 작전을 통해 한국을 공산화의 위협에서 건진 주역이라는 사실을 상식처럼 받아들여왔다. 대다수 학자들은 (맥아더가) 양민 학살을 명령하거나, 인천상륙작전 당시 성폭행·약탈을 간접적으로 지시했다는 일부 주장에 대해 “무슨 근거에서 이런 주장을 하느냐"고 비판했다.
이철순 부산대 정외과 교수(한국정치사)는 “맥아더가 트루먼과 대결하려는 생각으로 한국전쟁을 통해 명성을 쌓으려고 한 것은 사실이지만 양민학살이나 약탈을 지시했다는 자료를 본 적은 없다"면서 '최근 민족주의적 정서가 강하다보니 그 유행에 편승해서 나타나는 현상같다'고 말했다. 온창일 육사 명예교수(국제정치)는 "맥아더 관련 자료가 망라되어 있는 미국 버지니아주 맥아더 기념관의 자료를 다 보았지만 양민학살을 지시했다든지, '서울을 탈취하면 아가씨도 부인도 있다'는 말을 했다는 자료는 어디에서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온 교수는 '전쟁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양민을 적으로 오인해 사격하는 경우는 어느 전쟁에서나 있었다'면서 '한국전쟁에선 미군 비행기가 미군을 적으로 오인하고 사격한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세계적으로 맥아더 관련 학술논문은 3000여 편 나왔지만 정작 한국에서는 맥아더 연구 박사학위 논문이나 단행본이 거의 없다. 최근 맥아더 동상 철거 움직임과 함께 나타난 주장들은 국내의 빈약한 연구 수준 덕분에 근거 없는 소문을 더욱 확산시키고 있는 셈이다. ‘맥아더의 한국에 대한 인식과 정책'을 주제로 박사학위 논문을 준비 중인 소장연구자 이상호(한국학중앙연구원 박사과정 수료)씨는 "우리나라 학자가 쓴 '맥아더와 한국'에 대한 논문이나 단행본은 단 한 편도 없다"며 '(노래 가사는) 아마도 맥아더를 비방하는 북한 쪽 자료를 참조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인천상륙작전은 전쟁을 수세에서 공세로 바꾼 터닝포인트였다'고 평가했다.
이에 반해 맥아더에 대한 비판적인 접근은 최근 들어 인터넷 매체와 잡지 칼럼을 통해 부쩍 늘고 있다. 강정구 동국대 교수(사회학)는 지난 7월 한 인터넷 매체에 쓴 칼럼 ‘맥아더를 알기나 하나요'에서 '맥아더는 남의 집안싸움인 통일 내전 사흘 만인 27일 한국전선을 시찰하고, 미국 정부에 개입을 요구하고, 곧바로 소사 등에 폭격을 감행한 전쟁광이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맥아더 비판의 근거는 주로 미국의 연구 성과에 의존하고 있다. 작년에 국내에도 번역된 ‘더글라스 맥아더'(마이클 샬러 애리조나 주립대 교수) 같은 책이 주로 인용되고 있다. 이 책에서 샬러 교수는 "(맥아더) 장군은 대통령 당선자 아이젠하워에게 중국과 한국의 국경을 따라 '방사성 코발트 벨트'를 확대시킨 뒤, 국민당 군대와 미 해병대를 동원해서 북한을 침략해야 한다고 권고했다"고 썼다.
이에 대해 정치학자 김일영 성균관대 교수는 “맥아더는 과장된 영웅도 아니지만 새삼스레 마녀 사냥의 대상이 될 인물은 아니다"라면서 '다른 공과는 차치하고서라도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시켜 한반도의 공산화를 막은 공은 부인할 수 없다'고 했다.
맥아더를 살인자로 규정한 노래가 나오고, 맥아더 동상이 철거 논란에 휩싸이면서 6·25전쟁 당시 맥아더의 역할을 둘러싼 사실 관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학계에서는 그간 맥아더가 인천상륙 작전을 통해 한국을 공산화의 위협에서 건진 주역이라는 사실을 상식처럼 받아들여왔다. 대다수 학자들은 (맥아더가) 양민 학살을 명령하거나, 인천상륙작전 당시 성폭행·약탈을 간접적으로 지시했다는 일부 주장에 대해 “무슨 근거에서 이런 주장을 하느냐"고 비판했다.
이철순 부산대 정외과 교수(한국정치사)는 “맥아더가 트루먼과 대결하려는 생각으로 한국전쟁을 통해 명성을 쌓으려고 한 것은 사실이지만 양민학살이나 약탈을 지시했다는 자료를 본 적은 없다"면서 '최근 민족주의적 정서가 강하다보니 그 유행에 편승해서 나타나는 현상같다'고 말했다. 온창일 육사 명예교수(국제정치)는 "맥아더 관련 자료가 망라되어 있는 미국 버지니아주 맥아더 기념관의 자료를 다 보았지만 양민학살을 지시했다든지, '서울을 탈취하면 아가씨도 부인도 있다'는 말을 했다는 자료는 어디에서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온 교수는 '전쟁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양민을 적으로 오인해 사격하는 경우는 어느 전쟁에서나 있었다'면서 '한국전쟁에선 미군 비행기가 미군을 적으로 오인하고 사격한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세계적으로 맥아더 관련 학술논문은 3000여 편 나왔지만 정작 한국에서는 맥아더 연구 박사학위 논문이나 단행본이 거의 없다. 최근 맥아더 동상 철거 움직임과 함께 나타난 주장들은 국내의 빈약한 연구 수준 덕분에 근거 없는 소문을 더욱 확산시키고 있는 셈이다. ‘맥아더의 한국에 대한 인식과 정책'을 주제로 박사학위 논문을 준비 중인 소장연구자 이상호(한국학중앙연구원 박사과정 수료)씨는 "우리나라 학자가 쓴 '맥아더와 한국'에 대한 논문이나 단행본은 단 한 편도 없다"며 '(노래 가사는) 아마도 맥아더를 비방하는 북한 쪽 자료를 참조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인천상륙작전은 전쟁을 수세에서 공세로 바꾼 터닝포인트였다'고 평가했다.
이에 반해 맥아더에 대한 비판적인 접근은 최근 들어 인터넷 매체와 잡지 칼럼을 통해 부쩍 늘고 있다. 강정구 동국대 교수(사회학)는 지난 7월 한 인터넷 매체에 쓴 칼럼 ‘맥아더를 알기나 하나요'에서 '맥아더는 남의 집안싸움인 통일 내전 사흘 만인 27일 한국전선을 시찰하고, 미국 정부에 개입을 요구하고, 곧바로 소사 등에 폭격을 감행한 전쟁광이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맥아더 비판의 근거는 주로 미국의 연구 성과에 의존하고 있다. 작년에 국내에도 번역된 ‘더글라스 맥아더'(마이클 샬러 애리조나 주립대 교수) 같은 책이 주로 인용되고 있다. 이 책에서 샬러 교수는 "(맥아더) 장군은 대통령 당선자 아이젠하워에게 중국과 한국의 국경을 따라 '방사성 코발트 벨트'를 확대시킨 뒤, 국민당 군대와 미 해병대를 동원해서 북한을 침략해야 한다고 권고했다"고 썼다.
이에 대해 정치학자 김일영 성균관대 교수는 “맥아더는 과장된 영웅도 아니지만 새삼스레 마녀 사냥의 대상이 될 인물은 아니다"라면서 '다른 공과는 차치하고서라도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시켜 한반도의 공산화를 막은 공은 부인할 수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