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향된 현대史’ 우리 교과서 바로잡자
2006.05.30 14:22
편향된 현대史’ 우리 교과서 바로잡자
[이한우, “‘편향된 현대史’ 우리 교과서 바로잡자,” 조선일보, 2006. 5. 11, A24쪽.]
대한민국사를 폄하하고 북한체제는 긍정적 시각으로 평가하는 등 편향성 논란을 빚었던 한국 근현대사 고교교과서 개정(改正)을 위한 국민운동이 전개된다. 북한민주화포럼(대표 이동복), 뉴라이트교사연합(대표 두영택), 자유교육포럼(대표 배호순)은 11일 오후 2시 서울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고등학교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 어떻게 바로잡을 것인가’를 주제로 심포지엄을 갖고 국민운동 선포식을 연다.
이날 발표할 논문에서 김광동 나라정책원장은 현재 과반수인 754개 학교에서 채택된 금성출판사의 ‘한국 근현대사’의 반미(反美)성향을 수치로 보여준다. 김 원장에 따르면, ‘한국 근현대사’에는 미군을 포함해 미국에 대한 표현이 총 167회 등장하는데 그 중 164회는 부정적이거나 부정적 문맥에서 기술하고 있다. 김 원장은 “그나마 긍정적 표현에 속하는 ‘미국에서 들어온 농산물은 식량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324쪽)는 표현조차 바로 다음 쪽에서 ‘미국의 농산물 원조는 생산과잉으로 자국 내에서 농업공황이 일어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었다’고 서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 역사책과 금성 ‘교과서’를 민족해방, 민족분단, 정부수립, 일제청산, 국가정통성 등 총 16개 항목에서 조목조목 비교했다. 김 원장은 “우리 현대사의 고비고비를 보는 시각이 북한의 김일성주의 역사서와 놀랄 만큼 똑같다”며 “그 대표적인 사례가 해방 후 남한에서 새로운 국가를 건설하려는 노력은 좌절된 것처럼 묘사해놓고 김일성에 대해서는 ‘사회주의 국가건설이라는 이념적 명분을 가지고 있었으며 대중의 지지를 받고 있던 김일성’(300쪽)이라고 사실상 김일성 체제를 옹호, 변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영 교수(건국대 사학과)는 현재 진행 중인 8차 교육과정(2010년부터 시행) 개정에 ‘한국 근현대사’ 대신 필수과목으로 들어가는 ‘역사’에 대한민국 역사에 대한 정확한 사실과 평가가 담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무엇보다 대한민국은 좌우이념 논쟁 속에서 우파가 승리하여 탄생한 나라이기 때문에 대한민국 정체성이 우파에 있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명시해야 한다.” 또 대한민국 자유민주체제는 1948년에 ‘완성’된 것이 아니라 불완전한 가운데 어렵사리 걸음마를 해온 과정으로 이해해야 복잡다단했던 현대사에 대한 보다 관대한 시각이 나올 수 있다고 제안했다. 더불어 북한과 대한민국 역사를 ‘민족’이라는 이름으로 같은 선상에 놓아서는 안 되고 순수하게 ‘대한민국의 국가사’를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명희 교수(공주대 역사교육과)는 교과서 개정을 위한 국민운동을 제안하면서 “개방적이고 현실적인 교과서가 탄생할 수 있도록 일반국민들도 조직적으로 개정에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류근일 전 조선일보 주필, 이영훈 교수(서울대 경제학), 이명준씨(중경고 교사) 등이 토론자로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