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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그리 좋으면 나라를 통째 바치시든지"

대통령 울린 영화 속 광해군 '明보다 백성이 백 곱절 소중'… 事大 굴종 정승·판서에게 호통
文 대통령, 시진핑 訪韓 위해 국민을 코로나 제물로 바쳐… 장관들은 궤변 같은 변명만


[김창균, "중국이 그리 좋으면 나라를 통째 바치시든지," 조선일보, 2020. 2. 27, A34쪽.]   → 코로나 19, 좌파정권
                            

배우 이병헌이 주연한 '광해, 왕이 된 남자'는 문재인 대통령을 울린 영화다. 이 영화를 보고 눈물이 나 5분 동안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다고 한다.

영화 속 광해군이 편전(便殿)에서 주재하는 조회(朝會)에서 각 조 판서들이 명(明)나라에 보낼 조공을 진언하는 장면이 나온다. 호조판서는 황실에 은자 4만5000냥, 놋그릇 70사, 공녀(貢女) 40명을 보내자고 하고, 예조판서는 사신에게 금 한 관을 선물하고 문필가의 시를 표구하고 금장을 입혀 예를 표하자고 한다. 병조판서는 후금과 전쟁을 치르는 명에 기마 500두, 궁수 3000명, 기병 1000명을 포함해 2만명 파병을 제안한다. 한 정승이 "2만명이나 보내면 북방 경비가 소홀해질 수 있다"고 걱정하자 또 다른 정승은 "이 나라가 있는 것이 누구 덕이냐. 오랑캐와 싸우다 짓밟히는 한이 있더라도 사대(事大)의 예를 다해야 한다"고 반박한다.

조선시대 장관 격인 판서들이 명나라에 눈물겨운 충성 경쟁을 벌이는 모습이 문재인 정부 국무회의를 보는 듯하다. 법무부 장관은 "(코로나 방역을 위해) 중국에서 오는 입국자를 차단하는 것은 정치적"이라며 "(우리가)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않은 부분에 (중국은) 각별한 감사의 마음을 전해 왔다"고 했다. 출입국 관리 담당 장관으로서 감염원을 차단해야 할 임무를 방기해 놓고 그 대가로 중국의 칭찬을 들었다고 자랑한다. 국민이 바이러스와 싸우다 짓밟히는 한이 있더라도 사대의 예를 다해야 한다는 건가.

코로나와 싸우는 중앙사고수습본부장인 보건복지부 장관은 "특정 국가의 특정 사람만 입국을 제한하는 것이 감염 예방 차원에서 반드시 옳은 것만은 아니다"라고 했다. 말하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세종대왕이 만들어 주신 똑같은 말을 쓰는데 말뜻을 모르겠다.

바이러스는 사람을 통해 감염된다. 확진자가 많이 나온 나라에서 살거나 머물렀던 사람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는 것이 방역의 기본 중 기본이다. 정부가 후베이성에 대한 입국 차단 조치를 내린 것도 그 때문 아닌가. 후베이성 아닌 중국 전역의 확진자가 1만3000명이다. 이스라엘은 우리나라 확진자가 500명도 안 되는 시점에 텔아비브 공항에 도착한 한국인 130명을 모두 인천공항으로 돌려보냈다. 이스라엘 보건 당국이 무식해서 우리나라 복지부 장관이 아는 방역 상식을 모르는 건가. 아니면 우리나라 법무부 장관이 비난한 정치적 결정을 내린 건가. 이스라엘이 한국을 섭섭하게 해서 얻을 정치적 이득이 도대체 뭔가.


영화 속 광해군은 백성 2만명이 오랑캐에게 짓밟혀도 좋다는 말에 발끈한다. "백성이 지아비라 부르는 왕이라면 빼앗고 훔치고 빌어먹을지언정 내 그들을 살려야겠소. 그대들이 죽고 못 사는 사대의 예(禮)보다 내 나라 내 백성이 열 곱절 백 곱절은 더 소중하오." 대한민국 대통령 입에서 나오는 대사는 사뭇 다르다. 문재인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과 통화하면서 "중국의 어려움이 우리의 어려움이다. 코로나 대응에서 중국 측의 노력에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고자 한다"고 했다. 그래서 코로나 창궐국이라는 불명예를 나눠 지기로 한 건가. 국민은 발을 동동 굴러도 구하기 힘든 마스크가 수백만 개씩 중국행 비행기에 실려 나가는 건가. 중국 곳곳에서 한국에서 출발한 항공기 탑승객을 강제 격리하기 시작했다. 입국 차단을 안 한 것에 대해 각별한 감사의 마음을 전해 왔다는 나라의 보답이 이런 건가.

대통령은 2017년 12월 베이징 대학 연설에서 중국은 '높은 산봉우리', 한국은 '작은 나라'라고 하면서 "한국은 작은 나라지만 대국(大國) 중국의 '중국몽(中國夢)'에 함께하겠다"고 했다. 이게 바로 영화 속 광해군이 진절머리 쳤던 사대 아닌가. 대통령에겐 내 나라, 내 국민보다 높은 산봉우리를 모시는 예가 열 곱절, 백 곱절 더 소중한가.

문 대통령은 영화를 보고 눈물이 난 이유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모습이 자꾸 떠올라서…"라고 했다. "미국이 큰 나라라고 굽실거리지 않겠다"던 노 전 대통령 발언이 생각났다는 얘기다. 시진핑의 방한 성사를 위 해 국민을 코로나 제물로 바친 문 대통령이야말로 큰 나라에 굽실거리는 것 아닌가.

영화 속 광해군은 정승, 판서들의 사대 굴종을 참지 못하고 마침내 고함친다. "적당히 하시오, 적당히. 도대체 이 나라가 누구의 나라요. 명이 그리도 좋으시면 나라를 통째 갖다 바치시든지. 부끄러운 줄 아시오." 요즘 우리 국민이 대통령과 집권 세력에 외치고 싶은 말 그대로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2/26/202002260393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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