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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제재 풀어주자는 의원 60명에게 묻는다

상식 있는 지도자라면 북핵에 무방비인 국민을 보호해야 한다
동해에 美핵잠수함 배치… 한미일 동맹 3국의 공동 관리하에 두자


[윤덕민, "대북제재 풀어주자는 의원 60명에게 묻는다," 조선일보, 2020. 1. 6, A34쪽.]   → 안보, 북핵
                

얼마 전 국회의원 60여명이 중·러 양국이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 제출한 대북 결의안을 지지하면서 대북 제재 완화를 촉구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유엔 등 국제 무대에서 제재 완화를 주장한다.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르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북한 핵무장은 최종 단계다. 하드웨어 측면에서 핵전력은 이미 완성되었다. 지난 2년간 과대 포장된 북한 비핵화 의지와 판문점, 싱가포르, 하노이 정상회담 리얼리티쇼에 열중하다 보니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가 저절로 이루어진 것으로 착각했지만, 현실은 비핵화의 첫 단추도 끼우지 못했다. 북한 핵전력은 오히려 증강되었고 20여 차례의 각종 미사일 실험으로 고도화·첨단화되고 있다. 최근 폐기했다던 동창리 미사일 실험장에서 신형 미사일 엔진 실험을 감행했고, 김정은은 새로운 전략무기를 보이겠다며 '충격적인 실제 행동'을 예고하고 있다.

이제 남은 일은 소프트웨어적 측면에서의 핵무장이다. 북한은 핵무기를 보유했지만 이로 인해 국제 제재에 직면해 있다, 핵보유에 대한 국제적 공인을 얻어야만 제재를 피할 수 있다. 북한은 이스라엘이나 파키스탄처럼 미국의 묵인을 통해 제재를 피하고자 한다. 지난 30년간의 핵협상 과정을 보면 북한은 대미 담판을 통해 '제재 없는 핵보유국'이 되고자 한다. 하노이에서 김정은은 낡은 영변 시설을 대가로 제재 해제를 일관되게 요구했다. 북한이 주장하는 '새로운 길'이란 미국이 제재를 해제하지 않으면, 다시 말해 핵보유를 묵인해주지 않으면 ICBM 도발을 재개하겠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제재 완화나 해제를 운운하는 것은 북한 핵보유를 인정하자는 말과 다름없다. 포괄적 비핵 합의도 없고 동결조차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 요구대로 제재가 해소될 경우, 우리는 더 이상 비핵화를 이끌어낼 동인이 없고 결국 핵보유국 북한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미·북 협상에 참여했던 조셉 윤 미 국무부 전 대북특별대표는 비핵화가 30년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30년이라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말이다. 핵을 고집한다면, 북한 정권에 전략적 손실이 지속적으로 부과되는 국제 제재 틀이 존재해야만 그나마 30년 걸려서라도 협상을 통한 비핵화의 희망을 가질 수 있다.

대한민국 지도자라면, 그리고 비핵화를 원한다면 허물어지고 있는 국제 제재 틀을 다시금 조이는 일에 나서야 한다. 그리고 정말 상식 있는 지도자라면 증강되고 있는 북한 핵전력으로부터 국민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실질적 수단을 우선적으로 강구해야 할 것이다. 2006년 북한의 첫 핵실험으로부터 14년이 지났다. 그동안 일본은 국민을 보호하는 중층적인 미사일 방어망을 갖추었지만, 한국은 국민을 보호할 이렇다 할 억제력을 구축하지 못했다. 한·일 간 방위비가 크게 차이 나는 것도 아니다. 킬 체인, KAMD, 3축 체계 등 요란한 용어들이 동원되었지만, 현실은 제대로 된 요격 미사일도 전략위성도 배치하지 못했다. 그런데 미국 확장 억제력은 형해화될 기로에 서 있다. 한국 정부는 이념의 틀에 갇혀 미 MD(미사일방어)에 편입하지 않는다는 도그마에 빠져 있다. 사드 배치로 평택 이남의 국민은 MD 보호를 받을 수 있지만 수도권 2300만명은 핵미사일에 무방비다.

미 본토가 북한 핵미사일의 사정권에 놓이게 된 상황에서 과연 미국은 서울이 핵공격을 받을 경우 평양을 핵보복할 수 있을지 적지 않은 의문이 생긴다. 이미 동맹을 겨냥한 북한의 각종 미사일 실험에도 미국은 개의치 않고 있다. 북핵에 맞서 국민을 보호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핵무장이다. 한국의 핵무장은 거의 전적으로 대미 관계에 달려 있다. 물론 주한 미군이 철수하고 한·미 동맹이 와해된다면, 다른 방법이 없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핵우산의 신뢰성을 확보하는 일을 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전술핵 재배치도 고려할 수 있지만, 방어 무기인 사드조차 제대로 배치하지 못하는 정치 지형에서 전술핵을 국내에 배치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한 가지 안은 육지가 아닌 동해에 핵순항미사일을 탑재한 미국 핵잠수함을 배치하여 동맹 공동 관리하에 두는 것이다. 비핵 국가인 일본도 참여한다면 실현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서울이나 도쿄가 북한의 핵공 격을 받을 경우, 자동적으로 잠수함에서 평양을 공격하는 독트린을 갖게 함으로써 핵우산의 신뢰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흔들리는 한·미 동맹을 재정비하는 계기도 될 수 있다. 물론 중국은 반발할 것이다. 하지만 일본이나 한국의 독자 핵무장보다 중국에 훨씬 이익이 되는 시나리오다. 국민의 안전을 북한에 구걸하는 것보다 실질적 억제력을 갖추는 일이 절실한 시점이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1/05/202001050152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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