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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을 피하기 위해 정말 필요한 것

2006.11.25 14:32

관리자 조회 수:1015 추천:120

[유용원, “전쟁을 피하기 위해 정말 필요한 것,” 조선일보, 2006. 11. 4, A30쪽; 군사전문기자.]

제2차 세계대전을 돌아볼 때 많은 사람들의 궁금증을 가장 많이 불러일으키는 것 중의 하나는 왜 독일보다 강력한 지상군 전력(戰力)을 가졌던 프랑스 등 연합군이 제대로 힘 한번 써보지 못하고 독일군에 허무하게 무너져 한 달 만에 프랑스가 항복했는가 하는 점이다.

개전 당시 공군력은 독일이 우위에 있었다. 반면 전차는 연합군이 3000대로 독일(2400대)보다 많았고, 야포도 1만1200문 대(對) 7700문으로 연합군이 우위에 있었다. 독일의 승리에는 대규모 기계화부대와 급강하 폭격기 등 공군력을 효과적으로 결합시킨 이른바 전격전(電擊戰)이라는 새로운 작전 개념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지도자와 국민들의 전의(戰意)와 사기 등 눈에 잘 보이지 않는 변수도 프랑스를 비롯한 연합군의 참패에 큰 영향을 끼쳤다는 전문가들의 평가도 적지 않다. 독일의 프랑스 침공 전 영국의 체임벌린 수상은 독일의 체코 침공을 눈감아 주는 등 영국과 프랑스의 외교는 전쟁을 피한다는 명분 아래 잇단 협상을 통해 독일에 양보를 거듭했다. 그러나 이는 히틀러의 야심을 더 키워주는 결과만 초래했다.

정치·사회적으로도 분열돼 정권이 자주 교체되는 상황이었다. 독일의 선전전(戰)으로 최전방의 프랑스 병사들 사이엔 독일군이 ‘사악하지 않은 친구’로까지 통하게 됐다고 한다. 최고 지휘관의 소극성도 문제였다. 당시 프랑스 육군 최고사령관 가믈랭 장군은 월등한 전력을 가진 독일 공군의 보복 공격을 두려워해 독일군 집결지에 대한 연합군 공군의 공습을 허용하지 않고 공군의 활동을 요격과 정찰에만 국한시켰다.

전쟁을 두려워하고 피하기 위해 소극적인 태도로만 일관할 경우 어떤 결과가 초래되는지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반대로 전쟁의 위협에 정면으로 맞서 싸웠을 경우 어떻게 됐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들도 우리 가까이에서 찾아볼 수 있다.

1976년 도끼만행사건 때 한·미 양국군은 사건의 발단이 된 미루나무 절단작전을 펼치면서 북한군이 공격해올 경우 개성 인근까지 진격해 보복한다는 작전을 세웠다. B-52 폭격기와 공격용 헬기 등을 현장 인근 상공에 투입해 대규모 무력시위도 벌였다. 요즘 분위기 같으면 전면전 확전(擴戰)이 우려된다며 난리가 벌어질 법한 조치였다. 그러나 북한군은 조용히 지켜보기만 했고 김일성은 뒤에 이 사건에 대해 유감을 표시, 이례적으로 사실상 사과까지 했다. 1999년 연평해전 때 북한 경비정들의 잇단 NLL 침범에 대해 우리 해군은 무력 충돌을 각오하고 고속정들이 ‘몸’으로 부딪치는 밀어내기 작전을 폈다. 북한군의 선제사격에 대해선 몇 배로 총·포탄을 쏟아부으며 응사(應射), 2척의 북한 함정을 격침시켰지만 더 이상 확전되지는 않았다.

북한의 핵실험 이후 정치권이나 사회 일각에서 “전쟁이냐, 평화냐 양자 택일하라” “그러면 전쟁을 하자는 것이냐”는 말들이 자주 나오고 있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지난 2일 북핵 문제 해결 전략과 관련,“어떤 가치도 평화 위에 두지 않을 것”이라며 “평화를 최고의 가치에 두고 관계를 관리해 나가면 우리는 평화가 깨지는 일이 없도록 충분히 관리해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당연하고 좋은 말씀이다.

하지만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들이 새겨둬야 할 격언이 하나 있다. ‘전쟁은 전쟁을 준비하는 자를 피해가고, 전쟁을 두려워하는 자에게는 달려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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