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우리 민족끼리'의 함정

2013.07.09 15:07

관리자 조회 수:872 추천:40

'우리 민족끼리'의 함정


[김기호, “'우리 민족끼리'의 함정,” 조선일보, 2013. 3. 2, A27;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

북한이 핵실험 뿐만 아니라 인터넷 심리전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북한은 지난달 19일 대남 심리전 웹사이트인 '우리 민족끼리' 유튜브에 3차 핵실험의 강행 이유가 미국의 적대행위 때문이라는 영상물을 올렸다. '우리 민족끼리'는 기사 및 논평, 동영상 게시는 물론 유튜브․트위터 계정을 보유하고 인터넷TV도 운영하고 있다. 북한은 '우리 민족끼리' 사이트 외에도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에 홈페이지를 만들고 트위터와 유튜브를 개설했으며 지난달 1일 대표적 대남방송인 평양방송에 인터넷 사이트 '민족 대단결'을 또 개설하였다.

북한은 이렇게 '민족'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웹사이트를 잇달아 개설하여 대남 인터넷 심리전을 강화하고 있다. 이미 트위터 'uriminzok'은 수만명이 팔로잉하고 있고, 일부 우리 정치인도 리트윗하고 있다.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북한이 사용하는 '민족'이라는 용어의 함정을 모른다는 점이다.

북한이 내세우는 '민족'은 더 이상 '한민족(韓民族)'이라는 의미가 아니다. 북한은 2009-2012년 헌법과 당규약을 개정․수정하여 '한민족'을 '김일성 민족'으로 둔갑시켰고, 북한을 '김일성 조선'이라고 명기했다. 작년 4월 15일 김일성 탄생 100주년 연설에서 김정은은 "김일성 민족의 백년사는…"이라고 언급했다. 북한이 자랑하는 10만명을 강제동원하는 아리랑 공연의 마지막 장(章)도 '김일성 민족'으로 돼 있다.

북한은 김정일이 최고사령관으로 임명되어 군권(軍權)을 장악한 1991년 말부터 한민족을 김일성 민족으로 변질시키기 시작했다. 1994년 12월 단군제(祭)를 개최하면서 '김일성 민족'을 언급한 데 이어, 1995년 1월 평양방송은 "오늘 우리 민족은 수령(首領)을 시조로 하는 김일성 민족이고, 현대 우리나라는 수령이 세운 김일성 조선"이라고 주장했으며, 노동신문과 조선중앙방송도 '김일성 민족'을 외쳤다. 1990년대 말 구소련과 사회주의권이 붕괴하고 핵과 미사일 개발로 인해 국제사회로부터 지원이 단절되자 북한은 '우리 민족'이라는 구호를 들고 대남 선전 공세를 강화했다.

그 결과 북한은 2000년과 2007년 남북정상회담의 산물인 6․15, 10․4 남북공동선언에 "우리 민족끼리 통일한다"는 문장을 넣고 이를 재확인하는 성과를 얻었다. 그러나 6․15 공동선언의 "우리 민족끼리 통일한다"는 문장은 정확히 해석하면 "김일성 민족끼리 통일한다"는 뜻이다. 북한이 사용하는 '우리 민족끼리'라는 용어는 '김일성 민족주의자와 그에 동조하는 사람들끼리'라고 해석해야 정확하다.

북한은 '적(敵)'과 '동포'가 혼재하는 이중적인 존재이다. 독재자 김정은 일당과 이들에게 압제당하는 동포들이 하나로 붙어있는 샴쌍둥이다. 우리가 도와주고 보호해야 할 민족은 김일성 민족이 아니라 강제로 김일성 민족이라고 오도(誤導)되고 있는 북한 동포들이다. 적과 아군을 잘 구분해야 한다.

김일성 민족 세력이 노리는 것은 분명하다. 첫째는 한국인의 민족 정서를 자극해 대북 지원을 많이 얻어내려는 것이고, 둘째는 배타적 민족주의 감정을 부추겨 미국과 한국 보수세력에 반대하는 통일전선을 구축하려는 것이다. 북한 김정은 정권이 파놓은 '우리 민족끼리'의 함정에서 우리가 시급히 벗어나야 할 이유이다.

번호 제목 조회 수
공지 화웨이의 충격적인 실체 175
공지 안보를 위태하게 하는 정부 187
공지 역설의 국제정치학 212
공지 2년 만에 월남 공산화 초래한 1973년 평화협정 1017
공지 평화에 취한 월남, 누구도 남침 믿지 않았다 1213
공지 월남의' 붉은 민주 투사'들 1032
공지 베트남, 패망전 비밀공산당원 5만명 암약 1109
공지 1975년 월남 패망(敗亡)의 교훈 1266
공지 입만 열면 거짓말인 북한전문가들 929
공지 2004년 육사 假입교생 34% ‘미국이 주적’ 1196
60 [안보, 북핵] 北 전술핵 미사일까지, 실질 군사 대비 않는 건 안보 포기 22
59 [안보, 한미동맹] 한미동맹이라는 보험 22
58 [안보] 이제 정말 北 핵·미사일 방어 위한 군사 대비 논의할 때 22
57 [안보] 北 ICBM 발사와 핵실험은 정해진 수순, 실질 군사 대비를 21
56 [안보] “일본군 한반도 진주” 이 대표 정말 믿고 이런 허황된 말 하나 21
55 [안보] ‘美 핵우산’ 그 거짓말 진짜입니까? 21
54 [북핵, 안보] 北 ‘핵 선제 타격’ 법에 명문화, ‘가짜 비핵화 쇼’의 참담한 결말 21
53 [안보, 북핵] 5년 뒤 북핵 200기, 대한민국 존립 위협 시작된다 21
52 [안보] 미국 전술핵의 한반도 재반입이 중요한 이유 21
51 [안보] 북 미사일 한미일 정보공유가 ‘국익 침해’라는 궤변 21
50 [안보] “북 공작원 靑 근무” 고위 탈북자 증언, 과거 얘기만은 아닐 수도 21
49 [안보] 美 정책 순위서 한반도 문제 밀려난 건가 21
48 [안보] ICBM 실전 배치 끝낸 北, 우리에게 남은 선택지는 뭔가 21
47 [북핵, 안보] 최악의 北核 위기는 아직 오지 않았다 21
46 [안보] 文정부, 간첩수사 손 놔… 4년동안 3명 적발 그쳐 21
45 [안보, 북핵] IAEA “北核 전력 질주” 경고, 다음날 文은 “종전 선언” 반복 21
44 [안보] 우크라 보고도 “평화” 타령, 침공당하면 ‘종전 선언’ 종이 흔들 텐가 21
43 [안보] 北은 계속 미사일 쏘는데 시대착오 親日 논쟁 계속할 건가 20
42 [안보, 북핵] “비핵화는 실패, 북이 이겼다” 안보 정쟁 당장 멈추라 20
41 [안보] 대선 앞둔‘종전선언 평화쇼 공작’중단하라! 20
40 [안보] 문제는 안보! 죽고 사는 문제! 20
39 [안보, 선관위] 中·北 해킹 대비, 선관위 시스템 재정비하라 20
38 [안보] 북핵 대응 전략, 대전환이 필요하다 20
37 [안보] “北 도발 규탄”에 ‘한국만 침묵’은 이번이 마지막이라야 20
36 [안보,전시작전권] 李 “전작권 그냥 환수하면 돼, 무슨 검증 필요한가” 19
35 [안보] 위기의식 없이 위기 극복 못한다 19
34 [안보] “北 내버려 두라”는 美의 속내 19
33 [안보] 전국에 뿌리내린 간첩단, 국정원 대공 수사권 복원해야 한다 19
32 [안보] ‘호구’ 된 바이든 19
31 [안보,한미동맹] ICBM 개발에 총력 기울이는 김정은의 속내 19
30 [안보] 싸울 의지 없는 유령 군대의 최후 19
29 [안보] DJ·盧·文정권 “북핵, 南겨냥 아니다”더니… 北, 비행장 파괴 협박 18
28 [안보] 北, 이번엔 SRBM 2발 쐈다... 청주·군산 공군기지 겨냥했나 18
27 [안보] 민주당 정권들 ‘북핵은 대남용 아니다’라고 하지 않았나 18
26 [안보] 사설: 김정은 찬양하다 군사 기밀 빼돌린 민주당 보좌관, 한 명뿐일까 18
25 [안보] 사설: 해안포 열고 ‘남반부 점령’ 외치는데 “북 억압 말라”니 18
24 [안보, 북핵] ‘5년 평화 쇼’ 가짜 본색 드러내며 솟구친 북 ICBM 18
23 [김관진 문제] 김관진 문제는 대한민국의 문제다 17
22 [안보] 北이 무슨 도발 해도 ‘합의 위반 아니다’부터 말하는 정부 17
21 [우크라이나 전쟁] “강해지는 것 말고 우리에게 다른 선택권은 없었다” 16
20 [민노총, 안보] 민노총·통진당 수백 차례 방북, 간첩 활동과 관련 없나 16
19 [안보] ‘국가 기간 시설 타격’ 이석기派 핵심들 줄줄이 국회 재진입 15
18 [안보] 국회 진출 진보당, ‘간첩 당원’ 입장부터 밝혀야 14
17 [안보] 軍은 김관진식 정신무장과 실전 훈련으로 거듭나야 14
16 [반국가 세력] 문재인, 정곡 찔렸나···슬쩍 나타나 또 "탈냉전·닥치고 평화" 타령 14
15 [안보 좌파정권] 彼我 구분 못하는 나라의 국민들 13
14 [안보] 사설: 민변 온갖 수단 동원 간첩 재판 지연, 혐의자들 줄줄이 풀려나 13
13 [선관위] 北 해킹에 보안 점검 거부한 선관위, 무얼 감추겠다는 건가 12
12 [안보] 사설: ‘3不 1限’ 모두 사실, 나라 주권 中에 내준 매국 행위 아닌가 12
11 [선관위 보안망] 김민서. 노석조,뻥 뚫려 있는 선관위 보안망...“北에 해킹당할 우려” 12
10 [북한] 굶주려 죽어가는 주민 짓밟고 발사되는 北 ICBM 11
9 [안보, 민노총] 北 지령문만 90건, 민노총·北 관계 안 밝혀진 게 더 많을 것 11
8 [사드 전자파] ‘사드 전자파 무해’ 알고도 5년간 숨긴 文 정부 11
7 [안보] ‘더러운 평화’ 11
6 [안보] 끔찍한 北 인권 참상 숨기고 비호하던 시기에 늘어난 간첩들 10
5 [통진당 세력] ‘내란 선동’ 이석기 추종 세력이 국정원 포위 시위하는 나라 10
4 [안보] 안보에 관한 주권적 선택엔 외국의 어떤 간섭도 허용해선 안 된다 10
3 [안보, 대만] 이벌찬, 대만 前 총통의 전쟁 걱정 9
2 [안보] 사설: 국정원 대공 수사권 넘겨받은 경찰, ‘간첩 수사’ 준비돼 있나 9
1 [안보] 사설: ‘햇볕정책’에 대한 본심 드러낸 김정은, 애초에 환상이었다 8

주소 : 04072 서울특별시 마포구 독막로 26 (합정동)ㅣ전화 : 02-334-8291 ㅣ팩스 : 02-337-4869ㅣ이메일 : oldfaith@hjdc.net

© k2s0o1d4e0s2i1g5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