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대만 前 총통의 전쟁 걱정

[이벌찬, "대만 前 총통의 전쟁 걱정," 조선일보, 2023. 7. 11, A30쪽. 베이징특파원]

최근 대만 타이베이에서 마잉주(馬英九) 전(前) 대만 총통을 만나 인터뷰했다. 인상적인 점은 그가 인터뷰 내내 ‘전쟁’을 반복해서 언급한 것이다. “대만은 전쟁에서 한 걸음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머리카락 한 가닥을 잡아당기면 몸 전체가 움직일 만큼 급박한 상황”이라고 했다. 지난해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미 하원 의장이 대만을 방문했을 때는 ‘전쟁에 근접한 상황’이 펼쳐졌다고 평가했다. 인터뷰 말미에는 “분합(分合)의 중국 역사를 돌아보면 대만과 중국 본토의 전쟁은 피할 수 없다”는 한탄까지 했다.

내년 1월 대만 총통 선거를 앞두고 실질적인 ‘전쟁 공포’가 대만을 덮치고 있다. 이전까지 대만에서 ‘양안(중국과 대만) 전쟁’은 미국의 군비 확충을 위한 구실이나 정치 구호 정도로 여겨졌는데 이제는 보통 대만 사람의 걱정거리로 부상한 것이다. 선거전에서 가장 주목받는 화두도 ‘전쟁과 평화’다. 유권자들은 ‘어느 당을 선택해야 전쟁 위험이 낮아질까’ 고민 중이다. 양안 협상의 ‘정치적 기초’인 ‘92 공식(‘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누가 ‘진짜 중국’인지는 알아서 생각하는 합의)’이 흔들리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집권 3기에 들어 ‘무력 통일’을 배제하지 않으면서 전쟁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미·중 경쟁이 격화하면서 대만해협에서 중국과 미국·대만의 우발적 군사 충돌 확률이 높다.

문제는 빠르게 바뀌는 양안 정세가 남 일이 아니란 점이다. 양안 긴장이 높아질수록 한반도 정세가 위태로워진다. 전쟁 직전에는 중국이 주한 미군과 한국군의 손발을 묶기 위해 북한 도발을 부추겨 한반도 위기를 고조시킬 것이란 시나리오가 있다. 전쟁이 실제로 일어나면 미국의 우방인 한국은 중립을 선택할 수 없이 전쟁에 끌려들어 갈 가능성이 높다. 북한이 오판할 우려도 크다. 중국은 전선이 두 개로 갈라지는 것을 원치 않겠지만, 북한은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고 한국을 공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우리는 생존을 위해 미·중 관계뿐 아니라 양안 관계에도 촉각을 곤두세워야 한다. 미국과 일본이 수시로 대만 유사시 시나리오를 짜듯이 한국도 만일을 위한 대응책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것이다. 미국은 대만해협의 미·중 충돌을 전제로 현지 실사에 들어갔고, 일본은 대만과 가까운 난세이 제도의 방위력을 증강하고 있다.

무엇보다 내년 1월 대만 총통 선거 이후를 대비해야 한다. 반중(反中) 집권당인 민진당과 중국에 우호적인 국민당, 제3지대 민중당 중에 누가 승리하느냐에 따라 양안 정세가 급변하고, 한반도 안정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현재로서는 대만에서 국민당이 승리할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대선 이후 중국의 대만 압박 수위가 사상 최고조에 이를 수 있다는 얘기다. 우리는 과연 이런 상황을 대비하고 있는가.

번호 제목 조회 수
공지 화웨이의 충격적인 실체 175
공지 안보를 위태하게 하는 정부 187
공지 역설의 국제정치학 212
공지 2년 만에 월남 공산화 초래한 1973년 평화협정 1017
공지 평화에 취한 월남, 누구도 남침 믿지 않았다 1213
공지 월남의' 붉은 민주 투사'들 1032
공지 베트남, 패망전 비밀공산당원 5만명 암약 1109
공지 1975년 월남 패망(敗亡)의 교훈 1266
공지 입만 열면 거짓말인 북한전문가들 929
공지 2004년 육사 假입교생 34% ‘미국이 주적’ 1196
50 문 대통령은 우리 국군이 불편하고 싫은가 114
49 '戰作權 전환' 北 비핵화 후 검토해도 늦지 않다 117
48 '김정은 핵 포기 뜻 없다'는 명백한 사실 직시해야 한다 117
47 총 한 발 못 쏘고 敗戰하는 법 119
46 '5G 장비, 사이버 위협에 노출' 지적에 안보지원司 화들짝 119
45 한국이 그토록 두려워한 세상 120
44 안보 고립, 외교 실종, 경제 위기 자초 120
43 金 "對南 경고"라는데 文은 침묵하고 軍은 "위협 아니다"라니 121
42 한국군, '방어用' 일본 자위대 지향하나 122
41 이 정부 안보는 노선에 앞서 기본 지식 부족이 문제 122
40 이번엔 北 미사일, 동네북 신세 된 대한민국 안보 122
39 文 대통령의 '나쁜 평화' 124
38 사드 난리치던 중국, 전투반경 2000㎞ 무인기 한반도 인접 배치 128
37 美 '文 정부' 찍어 작심 비판, 韓 빠진 '新애치슨 라인' 우려된다 130
36 北核은 그대로, 同盟만 흔들린 싱가포르 이후 1년 130
35 '홍콩의 오늘은 세계의 내일' 131
34 이러니 靑 안전보장회의도 봉숭아학당 아닌가 137
33 한·중 "사드 문제, 좋은 방향으로 논의했다" 무슨 뜻인가 144
32 김태우, 한국군이 망가지고 있다 144
31 병사들이 "전쟁 나면 우린 무조건 진다"고 한다 150
30 美 "靑이 거짓말" 황당하고 참담하다 158
29 김흥광, 충격증언! 방북자에 대한 여색심리공작 실태! 165
28 북한 눈치만 보다가 한국軍 '종이호랑이' 되나 169
27 트럼프.문재인.김정은 체제 속 한국 안보는어디로 가나 172
26 북한은 우리의 敵手가 못 된다는 교만과 착각 174
25 갓끈 잘라버리면 대한민국이란 갓은 바람에 날아갈 것 182
24 KT 화재로 마비된 '戰時 청와대' 지휘망 184
23 北 특수부대 서울 침투하면 188
22 남북 군사 합의, 안보 튼튼해지나 불안해지나 207
21 文 정부의 '축소 지향' 국방 개혁 210
20 마오쩌둥 "사령부 공격하라"… 홍위병 광기에 中 10년간 대재앙 222
19 덕수궁에서 일어난 일들 229
18 대한민국 수호 예비역 장성단 240
17 적폐 청산식 외교·안보, 나라 어디로 끌고 가나 269
16 김정은의 명언(?) 271
15 '촛불'로 나라를 지킬 수 있는가 273
14 2차 세계대전 발발 직전 프랑스 국민들의 선택 308
13 文 정부의 親中, 위험한 도박이다 332
12 '우리 민족끼리'의 함정 872
11 평화통일의 최대 적은 남한 종북세력 907
10 10년 후 최대 안보위협국은 중국 912
9 안보 갖고 정치하지 말자 959
8 북한은 ‘미군철수’ 노린다 988
7 대선 와중에 실종된 한국 안보 1011
6 전쟁을 피하기 위해 정말 필요한 것 1015
5 "국정원법, 국가안보위협에 대비해야" 1019
4 새 정부, 국가보안법 강화해야 1022
3 金대중·盧무현 安保위기 초래 장본인 1063
2 탈북기자가 본 ‘전쟁 위험’ 1151
1 우리 국가보안법은 존속돼야 1273

주소 : 04072 서울특별시 마포구 독막로 26 (합정동)ㅣ전화 : 02-334-8291 ㅣ팩스 : 02-337-4869ㅣ이메일 : oldfaith@hjdc.net

© k2s0o1d4e0s2i1g5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