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한국의 586, 소설 속 '디스토피아'를 현실에 옮겨놓다

586 특권층, 사법부·공직사회·국회·대기업·노조·시민단체 장악
그들끼리 기득권 누리고 대물림… 한국형 위계 구조의 부조리극
'가짜 평등' 속에 경제 악화·불평등 심화… 그 불행한 미래 눈앞에


[박해현, "한국의 586, 소설 속 '디스토피아'를 현실에 옮겨놓다,"  조선일보, 2020. 1. 23, A25쪽.]   → 좌파독재
                  
요즘 영어권 문학에서 가장 주목받는 작가를 꼽으라면 캐나다 소설가 마거릿 애트우드를 선뜻 떠올리게 된다. 그녀는 지난해 소설 '증언들'로 영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맨부커 문학상을 받았다. 백인 남성 우월주의자들이 미국에서 쿠데타로 권력을 장악한 뒤 가부장제를 표방한 전체주의 국가를 세우고, 여성을 노예처럼 차별한다는 가상 소설이다. 이 소설은 페미니즘을 바탕으로 서양 문명의 몰락을 경고한 디스토피아 소설이라고 한다. 성차별과 인종차별, 빈부 격차가 심해지는 서구의 현실이 점차 자유민주주의 위기를 거쳐 전체주의 부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조지 오웰의 소설 '1984'가 스탈린 독재를 염두에 두고 미래의 전체주의를 가상한 것과 같은 충격 효과를 준다는 평가도 받는다. 애트우드는 '증언들' 출간 직후 언론 인터뷰를 통해 전체주의를 이렇게 정의했다. "전체주의 국가에선 당신이 의지할 곳이 없다. 만약 사법부와 행정부가 일체화된다면, 당신에겐 항소할 법원이 없다"라고 했다.

정치권력이 사법부까지 독점하는 디스토피아를 우려한 작가의 상상력이 먼 나라의 남의 일 같지만은 않다. 문재인 정권이 법무부를 내세워 검찰 장악에 몰입하고, 사법부까지 충복(忠僕)들로 채우려고 한다. 이미 정권에 기여한 일부 정치 판사는 4월 총선에 나온다고 한다. 우리 현실이 디스토피아 소설을 뺨친다. 이런 정권의 핵심엔 이른바 586세대 특권층이 자리 잡고 있다. 한국의 디스토피아는 민주화를 외친 586세대가 장기 집권해 뒷세대의 자유를 억압하는 전체주의 국가의 아이러니를 보여줄지도 모른다. 세대론을 떠올리다 보니 소설가 김영하가 지난 2007년 조선일보에 연재한 장편 '퀴즈쇼'가 생각났다. 1980년에 태어난 청년 백수의 삶을 그린 소설이었다. 소설 주인공은 자기 세대를 이렇게 묘사했다. '역사상 그 어느 세대보다 다양한 교육을 받았고, 세련된 코스모폴리탄으로 자랐다.(중략) 우리는 후진국에서 태어나 개발도상국 젊은이로 자랐고 선진국에서 대학을 나왔다. 그런데 지금 우리에겐 직업이 없다. 이게 말이 돼?'                   

김영하 소설의 주인공은 이른바 '포스트 586세대'에 속한다. 그는 586세대가 운영하는 편의점 알바로 일하다가 편의점 주인과 다툰 뒤 그만둔다. 대학 때 화염병을 들었다며 운동 경력을 자랑하는 주인이 청년 세대를 향해선 폭군 행세를 하기 때문이다. 이 소설에서 그 일화는 작은 부분이지만, 586세대를 향한 뒷세대의 불만을 반영했다. 소설에 상징적으로 내장된 세대 갈등은 지난해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사태로 인해 현실적으로 크게 불거졌다. 청년 세대는 586세대를 대표한 지식인의 위선에 분노했다.

그때 묘하게 이철승 서강대 사회학과 교수가 586세대를 비판한 연구서 '불평등의 세대'를 내서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학술서치고는 보기 드물게 출간 4개월 만에 2만부 넘게 찍었을 정도로 요즘 꽤 읽히고 있다. 이 책은 "산업화 세대가 첫 삽을 뜨고 586세대가 완성한 위계 구조의 희생자는 바로 청년 세대"라고 주장해 파문을 일으켰다. 586세대 중 특정 집단이 공직 사회와 국회, 대기업뿐 아니라 노조와 시민 단체까지 장악해 그들끼리의 네트워크를 통해 기득권을 누리면서 청년 세대의 진입을 막아 불평등을 확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귀족 노조'가 고용 세습과 정년 연장을 요구한 것에 대해선 "자본과 586세대 상층 정규직 노조가 함께 구축한 한국형 위계 구조의 부조리극이 아닐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이철승 교수는 "한 세대의 장기 집권의 폐해는 조용히 눈덩이처럼 불어나는데, 내부자들은 제 몫 챙기기에 혈안이 되어 있다"고 진단했다. 이 교수의 책은 조국 사태를 직접 거론하진 않았지만, 그 사태를 구조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시각을 제공했다.

조국 사태로 인해 586세대 중 특권층이 형성되어 있고, 그들끼리 편법을 통해 '학력 자본'까지 자식에게 대물림하는 게 드러났다. 586 특권층 상당수가 4월 총선에 여당 후보로 나와 의회를 장악하려고 할 것이다. 그 세대가 지휘하는 검찰과 경찰도 정권의 하수인이 될 날이 멀지 않았고, 자칭 어용 지식인들이 '민주적 통 제 사회'를 미화할지도 모른다. 김영하 소설 '퀴즈쇼'가 발표된 이후 10여 년이 지나는 동안 586세대 특권층의 동맹이 우리 사회를 서서히 잠식한 결과다. 이대로 가다간 586 디스토피아에 떨어질 수도 있다. '가짜 평등'을 내세워 유권자를 속인 특권층이 승자 독식의 향연을 누리는 가운데 경제가 악화하고 불평등이 심화하는 세상이 지금 어디쯤 오고 있을까.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1/22/2020012203726.html



번호 제목 조회 수
239 "진실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 1237
238 DJ의 햇볕정책이 죽어가던 주사파 되살려 1166
237 '조국 퇴진' 시국선언 대학교수 3265명 명단 공개…총 4366명 참여 1130
236 햇볕정책의 한계 1071
235 '햇볕' 지키려 아웅산 테러犯 국내 송환 반대했다니 1015
234 미사일 맞은 ‘햇볕’ 1011
233 민주당은 지난 정권 대북정책이 성공했다는 건가 916
232 정동수 목사, '한기총 대표 전광훈 목사와 나의 관계' 567
231 진보 쪽에서도 '해도 해도 너무한다'는 정권 행태 470
230 광화문광장 대형태극기 설치 두고 서울시-보훈처 진통 393
229 햇볕정책은 실패했다 293
228 '운동권 청와대' 도가 지나치다 246
» 한국의 586, 소설 속 '디스토피아'를 현실에 옮겨놓다 223
226 ‘낮은단계연방제’는 국가 공식 통일 방안인가? 203
225 통진당 해산 반대 등 功으로 헌재소장 시킨다고 공식화 201
224 [공수처, 좌파독재] 이번엔 ‘한명숙 건’ 공수처 尹에 4번째 공세, 하는 일이 이것뿐 196
223 문재인 대통령의 탄핵을 청원합니다 [1] 190
222 칠면조와 공작 181
221 "좌파정권, 나라는 거덜내도 내 냉장고는 꽉꽉 채워준다" 180
220 태극기 집회를 '내란 선동'이라고 수사한다니 179
219 김동하, "①정권 입맛대로 ②수사 선별 ③판검사의 판결·수사행위도 처벌 가능" [좌파독재] 167
218 올해 나는 처음으로 대한민국이 사라질까 걱정했다 163
217 [좌파독재] 나라의 기본 틀 강제 변경, 군사정권 이후 처음이다 159
216 '586 위선'에 대한 20대의 반란 159
215 이재수 비극 사흘 뒤 태연하게 '인권' 말한 대통령 157
214 '운동권 권위주의'라는 역설의 시대 154
213 "헌법파괴 정권, 한번도 경험못한 거짓의 나라" 151
212 대법원장, 헌재소장, 헌재재판관 모두가 편향 인사 150
211 대통령 지시 수사의 허망한 결과들, 피해는 누가 책임질 건가 148
210 '고해성사'까지 털어가나 148
209 조국 다음은 선거법 폭거, '문재인 사태' 이제 시작 146
208 충남 기독교 지도자 1248인 시국선언문 144
207 문재인 대통령이 바라는 나라 144
206 '통진당 해산 반대' 헌재 소장, 국민이 받아들일 수 있나 143
205 상식 배반 대통령 한 명이 불러일으킨 거대한 분노 143
204 국민 무관심 속 잇단 정치폭거, 나라가 정상이 아니다 [1] 143
203 '사법 권력' 된 인권법연구회 자진 해체해야 142
202 2020 경자년 (庚子年) 국민이 대한민국을 구하자! 142
201 '가짜뉴스' 단속 진정성 있나 141
200 폴란드 집권당, 親與인사로 법관 바꾸고 공영방송 사장도 교체 141
199 은행까지 밀고 들어온 '착한 사람 콤플렉스' 141
198 한반도에 몰아치는 '디지털 독재'의 거센 유혹 140
197 [좌파독재] ‘무너진 삼권분립’ 文정부 전체주의로 가나 139
196 김상조 위원장의 오만과 편견, 그리고 무지 136
195 '王'에게 무례한 죄 136
194 한국의 민주주의도 이렇게 무너지는가? 134
193 "우리는 대통령으로부터 공격당하고 있다" 134
192 "짐의 국민은 어디 있나?" 134
191 윤지오의 '먹잇감' 133
190 국민을 장기판의 卒로 보는 대통령 132
189 황장수, 전광훈 목사의 대통령 하야 발언에 대해 131
188 하루 700건 '압수수색 공화국'서 벌어지는 '수사 범죄'들 131
187 포퓰리즘 망국 막을 사람은 현명한 유권자뿐이다 130
186 '용산 사건' 검사들 "과거사위 발표는 허위 공문서 수준" 127
185 [좌파독재] 양상훈, 判·檢·官·軍, 이 정권이 ‘또 이긴다’ 확신한 것 127
184 여권의 가짜 뉴스 '二重 잣대' 126
183 독 묻은 칼을 수습할 자 126
182 서정욱, "조국, 목선3일, 언론 좌파장악, 광화문 천막 등의 문제들" 126
181 [좌파독재] 조중식, "法治 파괴하는 최고의 기술자는 법률가" 125
180 전국 대학교수 840명 "조국 임명으로 사회정의 무너져"...'조국 교체' 시국선언 서명 125
179 '권력기관 국민 실망 한 건도 없었다' 대통령의 虛言 125
178 누가 5년짜리 정권에 국가 운명 뒤엎을 권한 줬나 124
177 최장집 "운동권 민주주의, 전체주의와 비슷" 124
176 TV 토론에서 거짓말해도 된다는 대법원 이재명 판결 [좌파독재] 122
175 民意와 良識 상식 파괴 국가, 문재인과 조국의 나라 122
174 정권과 '한 몸' 돼 가는 대법원 121
173 선관위·대법원 이어 헌재까지 장악… '주류세력 교체' 완결판 120
172 '조국 위조' 공범이 검찰 인사 검증, 도둑이 포졸 심사 119
171 [좌파독재] 김창균, 대통령의 '퇴임 안전 보장' 위해 나라 틀 허무는 정권 119
170 논란 사건→ 전원합의체→ 與·진보에 유리한 판결 [좌파독재] 117
169 24조 세금 묻지마 퍼부으며 年 2억 때문에 보 부순다니 117
168 호남지역 목회자 758명 시국성명서 117
167 과학계까지 '표적 감사'로 물갈이해야 직성 풀리나 116
166 진보 판사들도 '靑 법치부정' 비판 116
165 [좌파독재] 삼권분립 깨고 헌법기관 장악… 군사독재 이후 이런 권력 없었다 116
164 민생파탄 좌파 독재 규탄 116
163 "경찰 파쇼보다 검찰 파쇼가 낫지 않을까" 116
162 '조국 지명은 우리 사회에 불행 중 다행' 116
161 앞에선 前 정부 교과서 수사, 뒤로는 교과서 조작 범죄 112
160 정권 말 잘 듣는 경찰에 힘 실어주겠다는 수사권 조정 111
159 모진 겨울을 이기고 매화를 만날 수 있을까 111
158 내 권력 내 마음대로, 문재인의 9·9 선언 111
157 과거사위의 막무가내 인격 살인, 검찰이 수사해야 110
156 자유민주 진영의 희망 만들기 110
155 "나도 고발하라" 109
154 정권 편향도 모자라 비판 언론 공격까지 하는 방송들 108
153 고성국, 문재인은 "신독재"다 108
152 북한 미술 찬양 인물, 평가 낙제해도 국립현대미술관장 107
151 연일 블랙리스트·사찰 증거, 靑 대응은 무조건 '모른 척' 107
150 살아있는 권력도 수사하라더니, 수사하니 보복 106
149 김동현 판사의 법을 빙자한 정치에 법원이 입장 밝혀야 한다 [좌파독재] 105
148 南北 절대 권력자의 권력 크기 같아졌다 105
147 [좌파독재] 이명진, "적폐 몰이와 코드 판결로 지새운 김명수 3년" 105
146 '민주당'의 非민주적인 기자 위협 104
145 꿈도 꾸면 안 될 일 해치우는 정권, 눈에 보이는 게 없나 104
144 [좌파독재] 사설: "선관위원장까지 ‘우리법’ 판사, 선거에서도 편파 판정 보게 되나" 104
143 [좌파독재] 검찰개혁은 거대한 사기극… 목적지는 중국식 공안국가 103
142 '문재인 시대'를 건너는 법 103
141 이제 '탄핵'까지, 판사들 정치 대란 어디까지 가나 103

주소 : 04072 서울특별시 마포구 독막로 26 (합정동)ㅣ전화 : 02-334-8291 ㅣ팩스 : 02-337-4869ㅣ이메일 : oldfaith@hjdc.net

© k2s0o1d4e0s2i1g5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