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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취록 대놓고 왜곡, 대장동 덮어씌우기도 ‘게이트 史’ 기록

[사설:"녹취록 대놓고 왜곡, 대장동 덮어씌우기도 ‘게이트 史’ 기록,'  조선일보, 2022. 2. 24, A35쪽.]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21일 TV 토론에서 “윤석열은 영장 들어오면 죽어” 등이 적힌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녹취록 일부를 읽었다. 윤 후보가 대장동과 관련됐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녹취록 전문(全文)을 보면 김씨는 ‘윤 죽어’ 발언에 앞서 “윤석열은 (양승태) 대법원장님, 저거(명예) 회복하지 않는 한 윤석열은 법조에서”라고 했다. 그러자 다른 대화자가 “그니까 판사들이 싫어하잖아요”라고 받았다. 윤 후보가 양 전 대법원장 등 판사들을 수사했기 때문에 판사들에게 ‘죽는다’는 취지다. ‘대장동’이란 단어도 안 보인다. 이 녹취록을 엉뚱하게 대장동과 연결시킨 것이다.

민주당은 또 김씨가 “되게 좋으신 분” “나한테도 꼭 잡으면서 ‘내가 우리 김 부장 잘 아는데, 위험하지 않게 해’”라고 말한 대목에 대해 윤 후보와 김씨가 깊은 관계라는 증거라고 했다. 그런데 녹취록 전문을 보면 김씨는 이 발언 앞뒤로 “양승태 대법원장님은 되게 좋으신 분” “대법원장님이 또”라고 언급했다. 김씨 발언 대상을 양 전 대법원장으로 봐야 하는데도 민주당은 윤 후보와 엮었다.

선거 때 정당은 상대를 무리하게 공격하고는 한다. 하지만 사실이 애매한 것을 공격 소재로 삼는다. 이렇게 녹취록 전체를 읽어보면 맥락을 알 수 있는데도 완전히 왜곡해 공격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일반 유권자들 중에 녹취록 전체를 읽어 볼 사람이 극소수라는 사실을 이용해 대놓고 조작하는 것이다.

대장동 사건은 이 후보와 김만배씨 일당이 책임을 져야 하는 일이다. 그런데도 민주당과 이 후보는 녹취록을 왜곡까지 해 대장동 사건이 “윤석열 게이트”라고 한다. 그 녹취록에 ‘이재명 게이트’라고 나오는 부분에 대해선 ‘게이트 키핑’이라고 한다. 편이 갈라지는 정치에선 흑을 백이라고 계속 주장하면 그렇게 믿는 사람들이 생기곤 한다. 그런 방법으로 선거에서 득을 볼 수는 있겠지만 흑이 백으로 바뀌지는 않는다.

대장동 사건 수사 중 극단 선택을 한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처장의 유족이 23일 “(이재명) 시장님하고 골프까지 쳤다”고 말하는 고인(故人) 동영상을 공개했다. 이 후보는 그를 “모른다”고 했다. 유족은 “이 후보가 8년 동안 봉사한 사람에게 조문도 하지 않았다”며 “심지어 발인 날(12월 24일) 산타클로스 복장으로 춤을 췄다”고 했다. 대장동 사건은 그 엄청난 규모만이 아니라 책임자들의 억지와 궤변, 덮어씌우기로도 기록을 세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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