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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는 공짜로 주어지지 않는다

2007.08.14 11:10

관리자 조회 수:987 추천:85

[송종환, “평화는 공짜로 주어지지 않는다,” 조선일보, 2007. 7. 24, A35쪽; 명지대 북한학과 초빙교수.]


7월 27일은 1950년 6월 25일 북한의 남침으로 일어난 한국동란을 정지한 정전협정 체결 54주년이 되는 날이다. 한국동란에 참가하여 희생된 미군 사망자만 5만 4246명, 한국군을 포함한 유엔군 사망자는 모두 62만 8833명에 이른다. 부상자는 미군 10만 3284명, 유엔군 전체는 106만 4453명, 실종자는 미군 8177명, 유엔군 전체는 47만 267명으로 집계되고있다. 지금까지의 이라크전 미군 사망자가 3000여명임에 비추어 볼 때 엄청난 희생이다.


미국 워싱턴 DC에는 6·25동란에 참전하여 희생된 미군을 추모하는 한국전 참전 기념공원이 있다. 매년 320만명이 방문하는 이 공원 방문자들은 판초를 입고 총을 들고 행군하는 19명의 육·해·공군 병사들의 동상들을 둘러본 후 참전용사 2500명 얼굴을 새긴 49m 길이의 검은색 화강암 기념비 앞에서 묵념을 한다.


이 기념비에는 ‘미합중국은 전혀 알지도 못한 나라와 한번도 만나지 않았던 사람들을 지켜야 한다는 국가의 부름을 받고 달려갔던 자랑스러운 우리의 아들과 딸들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씌어 있다. 그리고 그 아래 은색 글씨로 새겨진 불멸의 명구 ‘자유는 공짜로 주어지지 않는다’가 선명하게 보인다.


오늘날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생존하고 세계 10대 경제 대국으로 성장할 수 있게 된 것은 우리 국군과 미군을 비롯한 참전 16개국 군인들의 값비싼 희생 덕택이었다. 그럼에도 오늘날 우리 사회에는 1998년 이후 좌파 정부의 대북 포용정책으로 인한 대북 온정주의와 특히 ‘6·15 남북 공동 선언’ 이후 한반도에 화해와 통일을 지향하는 평화가 왔다는 거짓 주장에 현혹되어 조국을 지키다 희생하신 분들을 잊어가고 있는 풍조가 만연해 있다.


그릇된 역사관을 가진 반미 친북 세력들이 6·25동란의 영웅인 맥아더 장군 동상을 철거하려 하고 또 정부가 6·25동란 때 납북·실종된 국군포로들의 생사 확인과 송환을 위해 적극 노력하지 않고, 1998년과 2002년 두 차례의 서해교전에서 희생된 우리 장병들을 제대로 평가하지 않는 것이 그러한 예라고 할 수 있다. 대통령을 비롯한 범여권 인사들과 일부 야당 정치인들은 탈냉전의 국제 정세를 간과했다고 하면서 북한과 평화협정만 체결하면 평화가 확보되는 것으로 착각하고 한반도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기 위하여 임기 말이라도 정상회담을 개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임기 말 정상회담 개최는 오로지 범여권의 대선 분위기 전환용에 불과하다. 7년 만에 서울이 아닌 다른 곳에서 정상회담이 개최되면 또 서로가 해석을 달리하는 애매한 용어로 된 공동 선언을 합의, 발표하여 국민을 헷갈리게 할 것 아닌가?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되려면 북한 핵이 전면 폐기되는 것은 물론 북한이 선군정치와 군사제일주의를 포기한 기초 위에 남북한 상호간에 진실된 군사적 신뢰가 구축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1991년과 1992년 남북한 총리간에 합의된 ‘한반도의 비핵화에 관한 공동선언’과 ‘남북 사이의 화해와 불가침 및 교류·협력에 관한 합의서’가 이행되어야 한다. 북한 핵무기를 머리 위에 이고 살면서 민족공멸의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 국민은 자유와 평화가 공짜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지키기 위한 각오와 준비가 있어야 한다는 역사적 교훈도 잊지 말아야 한다. 이제까지의 대화 경험에 비추어 결코 믿을 수 없는 북한과 평화협정 체결이라는 공염불을 하면서 해야 할 말과 행동을 하지 않고 또 희생과 각오없이 자유와 평화를 얻을 수 있을 것인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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