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툭하면 전산망 먹통, ‘무조건 대기업 배제’ 재검토해야

[사설: "툭하면 전산망 먹통, ‘무조건 대기업 배제’ 재검토해야," 조선일보, 2023. 11. 21, A39쪽.]

정 전산망 마비 사태가 사흘 만에 풀렸지만 ‘디지털 선진국’을 자부하던 국가 이미지에 오점을 남겼다. 문제는 2020년 초중고 온라인 수업 시스템 마비, 2021년 코로나 백신 예약 시스템 접속 장애, 올해 들어 법원 전산망 마비, 차세대 교육 행정 정보 시스템(나이스) 오작동 등 비슷한 사고가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공공 전산망 사고 때마다 정부가 재발 방지를 약속했지만 공염불에 그치고 있다. 공공 전산망 운영에 구조적 문제가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대기업 배제가 큰 문제 중 하나라고 꼽는다. 대기업 과점을 막기 위해 지난 2013년부터 삼성·LG·SK 등 기술력이 앞서는 대기업 계열사들의 공공 소프트웨어(SW) 사업 참여를 제한하고 있다. 그 결과 공공 SW 사업에서 대기업 비율은 76%에서 22%로 격감한 반면, 중견·중소기업은 24%에서 78%로 급증했다. 중견·중소기업을 육성하겠다는 취지이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전산망 사고를 일으킨 온라인 수업 시스템, 코로나 백신 예약 시스템, 법원 전산망, 차세대 나이스 모두 중소기업이 개발했다. 사고가 터진 후 대기업 기술진이 투입돼서야 문제가 해결됐다.

대기업 독과점을 막기 위해 중소·중견기업에 기회를 주자는 정책 취지는 옳다. 그러나 무조건적 대기업 배제가 잦은 사고를 낳고 국민 불편을 초래한다면 득보다 실이 더 큰 결과가 나온다. 국가 안보나 인공지능·블록체인 등 신기술 활용 분야에선 중소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일을 전제로 대기업 참여를 허용하고는 있다. 하지만 사고 때 수습 책임을 100% 대기업에 떠넘기는 탓에 대기업이 사업 참여를 기피하는 실정이다.

정부도 개선책을 모색해왔다. 국무총리실 산하 규제혁신위원회는 지난 7월 1000억원 이상 공공 SW 사업에는 대기업 참여를 허용하고, 대기업의 하도급 남발을 막는 평가 방식을 도입하는 등 개선안을 마련했다. 하지만 업계 의견 수렴 과정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이견이 불거져 제도 개선이 계속 미뤄지는 가운데 이번 사고가 터졌다. 대기업을 무조건 배제할 것이 아니라 안보나 국민 생활에 영향이 큰 기간 시설 분야에선 참여 문호를 넓히는 개선안을 하루빨리 실행해야 한다. 우선 첫 단추부터 꿰고 미흡한 점은 추후 보완해야 한다. 언제까지 논의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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