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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2000억원 빚내 펑펑 쓴 정권이 다음 정부에 ‘씀씀이 줄이라’ 요구

[사설: "매일 2000억원 빚내 펑펑 쓴 정권이 다음 정부에 ‘씀씀이 줄이라’ 요구" 조선일보, 2021. 9. 1, A35쪽.]

정부가 내년 예산을 올해보다 8.3% 늘어난 604조원으로 편성해 국회에 제출키로 했다. 2017년 401조원 규모 예산을 물려받은 정부가 5년 만에 51%나 늘어난 초팽창 지출 구조를 만들어놨다. 대선이 치러지는 해이니 더 적극적으로 세금을 뿌리겠다고 작심한 듯하다.

문재인 정부는 역대 정부가 상상도 못했을 만큼 방만하게 재정을 운영해왔다. 집값을 사상 최대로 올려놓더니 국민 세금은 마치 헬리콥터로 살포하듯 펑펑 써왔다. 그 결과 내년 나랏빚은 1068조원으로 GDP의 50.2%에 이를 전망이다. 2017년 660조원이던 국가부채가 5년 새 408조원이나 늘어나게 됐다. 우리 국민 중에 ‘국가부채 1000조원’을 생각해본 사람이 얼마나 있겠나. 그게 현실이 됐다. 5년간 408조원 빚을 냈다면 하루 평균 2235억원씩 부채를 진 것이다. 정말 한 번도 경험 못한 나라다.

408조원의 빚은 그 규모도 어마어마하지만 내용은 더 한심하다. 잘못된 정책으로 부작용을 자초해놓고 이를 막겠다며 세금을 동원하는 일이 4년 내내 반복돼왔다. 마차가 말을 끈다는 소득 주도 성장 정책으로 고용 참사를 빚자 세금 퍼부어 임시직 알바 자리만 양산했다. 눈속임 수치 분식에 지나지 않지만 가짜 세금 일자리를 올해 101만개에서 내년엔 105만개로 더 늘리겠다고 한다.

이 정부는 4대강 사업 같은 SOC 투자를 ‘토건 적폐’로 비난하더니 정작 내년 SOC 예산은 역대 최대인 27조5000억원으로 편성했다. 선거용 매표 사업들이다. 자신들 스스로 한 말도 손바닥 뒤집듯 한다. 정권에 등 돌린 청년층을 잡겠다고 23조5000억원에 이르는 청년 희망사다리 패키지도 편성했다. 중산층 대학생도 대학등록금을 반값으로 깎고, 저소득 청년에게 월세 20만원씩을 1년간 주기로 했다. 병장 봉급을 11% 인상하고 병사 적금액에 3분의 1을 얹어줘 1000만원 목돈 마련을 지원하겠다고 한다.

문 정부 5년간 정부 지출 증가율은 연평균 8.6%에 달한다. 연평균 4.3%였던 박근혜 정부는 물론, 글로벌 금융 위기를 수습한 이명박 정부 때의 6.6%보다도 높다. 보다 못한 기획재정부가 재정 건전성 유지를 법률로 의무화하는 재정준칙을 국회에 발의했지만 여당은 9개월째 거들떠보지도 않고 있다. 그래 놓고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60%를 넘지 않도록 2023년 이후 재정지출 증가율을 5% 이내로 억제하도록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명시했다. ‘우리는 펑펑 쓸 테니 다음 정부는 씀씀이를 줄이라’는 것이다. 무책임하기 그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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