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출범 이전인 2016년에 15조4000억원대였던 공공기관 337곳의 당기순이익이 작년에는 5000억원대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3년 만에 공공기관 순이익이 97%나 줄어든 셈이다. 미래통합당 윤한홍 의원이 9일 기획재정부, 고용노동부 등에서 공공기관 재무 현황을 제출받아 분석한 결과다.

윤 의원에 따르면, 이 기간 당기순이익이 급감한 공공기관은 탈(脫)원전 정책, 문재인 케어(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 등 현 정부 주요 정책을 수행하는 곳이었다. 가장 큰 손실을 본 곳은 한국전력공사다. 2016년 약 7조14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던 한전은 2019년 약 2조260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3년 만에 이익이 약 9조4000억원 감소한 것이다.

한전의 발전 자회사인 남부·남동·서부·중부·동서발전도 모두 3000억~4000억원대 손실을 보았다.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따라 전력 생산 비용이 가장 싼 원전 가동을 줄이고, 값비싼 태양광·풍력, LNG(액화천연가스) 발전을 늘린 것이 수익성 악화의 원인으로 꼽힌다. 한국수력원자력도 탈원전 여파로 수익성이 많이 줄어들었다. 2016년 2조4700억원대 당기순이익을 낸 한수원은 2019년 당기순이익이 2400억원대로 줄었다. 건강보험공단은 2016년 당기순이익 약 2조7400억원에서 2019년 당기순손실 약 3조6200억원으로 약 6조3700억원이 감소했다. 문재인 케어로 인해 건강보험 적용 대상이 확대되고, 건강보험료 지출이 급증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같은 기간 공공기관의 부채는 증가했다. 공공기관 337곳의 총부채는 2016년 500조4000억원에서 2019년 525조1000억원으로 증가했다. 2016년과 비교하면 2019년에는 전체 공공기관의 62.6%에 달하는 211곳에서 부채가 늘어났다. 공공기관들은 이런 와중에도 인건비는 꾸준히 늘려온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22조9000억원 수준이던 공공기관 인건비는 2019년 27조5000억원으로 약 22.2% 늘었다. 공공기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비율도 늘어났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약 2년 반(2017년 7월∼작년 12월) 동안 비정규직 8만5786명이 정규직으로 전환됐는데, 이는 전 정부 3년(2014 ~2016) 동안 정규직 전환(1만4781명)의 5.8배에 달하는 수치다. 작년 8월 시점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한 공공기관 임원 2799명 중 515명은 이른바 '캠코더'(선거 캠프, 코드, 민주당) 출신 낙하산 인사였다.

윤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정책을 뒷감당하느라 공공기관 재정이 거덜 날 판"이라며 "공공기관의 빚 부담은 국민 몫이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