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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8 판문점 도끼만행’의 교훈

2007.10.10 13:27

관리자 조회 수:1367 추천:85

[이상호 ,“8․18 판문점 도끼만행’의 교훈,” 문화일보, 2007. 8. 18, 22쪽.]  
9․11 테러가 발생한 지 얼마 되지 않은 2001년 11월 미국 워싱턴 펜타곤에서 제33차 한․미 연례안보협의회(SCM)가 열렸다. 그 무렵 미국은 9․11 테러를 자행한 빈 라덴과 알카에다의 근거지인 아프가니스탄 침공의 사전 작전으로 특수부대원들을 은밀히 침투시키는 중이었다. 주요 동맹국 국방장관에 대한 배려인지, 당시 현안이었던 F15 구매를 권하기 위한 의도였는지 당시 도널드 럼즈펠드 장관은 자신의 사무실에서 김동신 장관과 단독 회담을 하면서 그때까지 공개되지 않았던 한 장의 사진을 보여주었다. 아프가니스탄에 은밀히 침투한 미군 특수부대원이 당나귀 위에서 포즈를 취한 사진이었다. 미군이 아프가니스탄 침투에 성공했다는 사실을 한국의 국방부장관에게 최초로 알려준 것이다.
단독회담이 끝난 뒤 두 사람이 기자회견을 했는데 모두에 김 장관은 자신과 럼즈펠드 장관이 “각별한 인연이 있다”고 운을 뗐다. “25년 전 휴전선에서 북한군의 도끼만행 사건이 있었는데 럼즈펠드 장관은 당시 미국의 국방장관으로, 나는 한국군 소령으로 보복 작전에 함께 참여했다”는 것이다. 이에 럼즈펠드 장관은 “오래전 일이라 여러분들이 잘 모르겠지만 그 사건은 미루나무와 도끼가 등장하는 해괴한 사건”이라고 덧붙였다.
럼즈펠드 장관이 ‘해괴한 사건’이라고 표현한  ‘8․18 판문점 도끼만행 사건’이 발생한 지 18일로 31년이 되었다. 판문점 도끼만행 사건은 1976년 8월 18일 오전 10시 45분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내에서 북한군들이 미군 장교 2명을 도끼 등으로 무자비하게 죽인 사건이다. 당시 유엔군 측은 공동경비구역 내 ‘자유의 다리’ 남쪽에 위치한 미루나무가 무성해 북측을 관측하는 데 장애가 된다며 가지치기를 했다.
한국과 미국 장병들이 노무자 5명을 인솔해 가지치기를 하자 북한 장교 두 명이 나타나 작업 중단을 요구했고 말다툼이 벌어졌다. 그때 트럭을 타고 온 북한군 20여명이 갑자기 달려들어 도끼․몽둥이․삽․곡괭이 등으로 공격했다. 미군 장교 두 명이 살해되고, 한국군 장교 1명과 병사 4명, 미군 병사 4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미국은 즉각 북한에 해명과 배상을 요구했다. 만약 북한이 거부하면, 강력한 보복을 하겠다고 경고하고 일본에 정박 중이던 항공모함 미드웨이호를 북한 해역으로 항진시켰다. 대형 공중 급유기 15대도 오키나와 미 공군기지로부터 도쿄의 요코하마 기지로 이동시켰다. 이어 8월 21일 아침 B52 폭격기와 헬리콥터 등 26대를 출격시킨 가운데, 한․미 양국군 300명을 판문점에 투입시켜 문제의 미루나무를 잘라 버리자 김일성은 친서를 통해 미국에 사과했다. ‘판문점 도끼 만행’ 사건의 소중한 교훈은 때로는 힘을 동원한 강경한 대응이 가장 효과적인 해법이라는 것이다. 1960년대 중반 이후 미국이 월남전에 발이 묶이자 북한은 걸핏하면 판문점 언저리에서 미군을 발로 차고 주먹으로 때렸으며 매복 공격으로 살해하기도 했다.
1966년 4월 14일 북한군은 판문점 비무장지대에서 매복해 있다가 드리쿼터를 타고 판문점으로 가던 미군을 습격해 미군 2명과 한국인 카투사 2명을 살해했지만 미군은 그냥 넘겼다. 1968년 1월 23일 북한군이 미국 해군 정보수집함 푸에블로 호를 동해상에서 납치했지만 미군은 보복조치를 취하지 못했다. 미군의 수수방관 속에 북한군의 도발은 갈수록 심해졌다.
1975년 7월 15일에는 미군 소령을 짓밟아 중상을 입혔고 급기야 8․18 도끼만행으로 치달은 것이다. 그때 한․미 양국은 전쟁을 각오하고 북한에 대처했기 때문에 사과를 받아낼 수 있었다. 실제로 미국은 월남에서 철수한 터였으므로 한반도에서 전쟁을 할 수 있는 군사적 여력이 있었다. 여기에 북한은 겁을 먹고 사과하지 않을 수 없었고 그 뒤로는 판문점에서 미군을 더 이상 건드리지 못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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