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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족구팀의 축구 전반 '0 對 10' 그런데 가려진 점수판

나라 말아먹다시피 한 경제 안보 사회 失政… 코로나 구름에 뒤덮여 쟁점 흐려지는 착시
4·15 적당히 넘어가면 후반전에 더 참혹한 국정 스코어 기록된다


[양상훈, "文 족구팀의 축구 전반 '0 對 10' 그런데 가려진 점수판," 조선일보, 2020. 3. 19, A34쪽.]      → 좌파정권
                            

문재인 정부의 국정을 보고 '족구 선수가 축구하는 것 같다'는 칼럼을 쓴 적이 있다. 문 대통령이 관련 분야의 정통 전문가들을 배제하고 반(半)전문가, 비(非)전문가들을 중요한 자리에 기용해 정책인지 정치인지 알기 힘든 국정을 펴고 있다고 쓴 내용이었다.

탈원전 공약은 미생물 학자, 원자력안전위는 환경운동가, 청와대 1,2대 정책실장은 경영학자와 도시공학자, 청와대 첫 경제수석과 현 통계청장은 마르크스 전공자, 경제부총리는 예산만 다뤄온 사람, 청와대 안보실장은 경제외교 경력자, 외교부장관은 국가 외교 경험 전무, 청와대 안보실 2차장(외교·안보 수석)은 무역통상 전문가다. 국민의 개탄을 부른 보건복지부 장관은 안 맞는 사람이 안 맞는 자리에 있는 케이스 중 하나일 뿐이다. 청와대 실세 그룹은 하나같이 1980년대 운동권 출신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월드컵 축구 경기장에 들어선 한국 족구 대표팀 선수들 같았다.

작년 말로 문재인 족구팀의 월드컵 축구 경기 전반전이 끝났다. 족구팀은 단 한 골도 넣지 못했다. 청와대 스스로 임기 전반 업적으로 '한반도 평화 정착' 외에 특별히 내세우는 것이 없다. 그 '평화 정착'도 진짜 이뤄졌다고 믿는 사람은 청와대 내에서도 없을 것이다. "2년 동안 해놓은 일 있으면 하나만 알려달라"던 광화문 시민의 외침 그대로다.

문재인 족구팀은 한 골도 득점하지 못하면서 거의 10골은 실점했다고 생각한다. 경기 침체를 부르고 자영업자 소상공인들을 폭망케 한 소득 주도 성장은 제대로 된 일자리 급감, 오히려 확대된 빈부 격차 등 부작용이 끝이 없다. 성과가 있으면 하루도 못 참고 자랑하는 정부이지만 문 대통령 입에서 "소득 주도 성장"'이란 말 자체가 완전히 사라졌다.

문재인 정부에서 사라진 또 하나의 구호는 '탈원전'이다. 아무도 이를 입에 올리지 않는다. 심지어 자신들은 '탈원전'이 아니라고 한다. 원전을 줄여나가는 것뿐이라고 한다. 정권 초반의 탈원전 기세는 온데간데없다. 잘못된 정책을 깨끗이 인정하면 실점이 오히려 득점으로 바뀌는 게 국정이다. 그런데 이 정부는 도무지 인정하는 법이 없다. 잘못을 질질 끌고 가면서 이도 저도 아닌 부작용만 쌓고 있다. 임기 말에 탈원전의 폐해는 눈사태처럼 커져 있을 것이다.

족구팀의 전반전 동안 한국은 기업 하기 힘든 나라, 기업 할 수 없는 나라로 바뀌었다. 대신 노조 하기 좋은 나라, 수익이 아니라 데모로 월급 올리는 나라, 자동차 조립하며 드라마 보는 나라, 기업인을 피투성이가 되도록 때려도 경찰이 못 본 척하는 나라, 기업 현장에서 노조 패싸움이 일상적으로 벌어지는 나라, 그래도 경찰은 구경만 하는 나라, '타다'와 같은 완전 초보 혁신조차 싹이 잘리는 나라, 주 52시간 못 지키면 감옥 가는 나라, 세금은 죽어라 내는데 국가 부채는 현기증 나게 늘어나는 나라가 지금 우리 한국이다. 누가 기업을 하겠나. 경제가 어떻게 살아나나.

어느 순간 한국에 우방이 없어졌다. 일본과는 전쟁을 해도 이상할 게 없는 적대 관계이고 미국과는 겉과 속이 다른 이상한 관계다. 중국은 이 기회에 우리를 변방화하려 하고 김정은은 핵을 기정사실화했다. 지금 군(軍)에서 해괴한 사건들이 연이어지는 것은 절대 우연이 아니다.

국정은 '정책'과 '도덕성'이라는 두 기둥으로 받치는 것이다. 정책이 좋아도 정권의 도덕성 기둥이 부서지면 국정 전체가 붕괴된다. 문재인 팀은 '내로남불' 도덕성을 갖고 있다. 자신도 위장 전입 해놓고 다른 사람 위장 전입에 징역형을 내린 판사가 대법관이 된 것이 모든 걸 말한다. 조국 사태가 가장 큰 물의를 빚었지만 울산 선거 공작이 더 충격적이다. 도덕을 내세운 정권이 집권하자마자 대통령 친구를 당선시킨다고 선거 공작을 벌였다. 이를 수사하던 검찰을 인사권으로 공중분해시켰다. 전대미문의 국정 농단이다.

족구팀의 축구 경기 전반전 스코어는 '0대 10'이다. 기록적이다. 그런데 갑자기 점수판이 보이지 않는다. 코로나 구름이 경기장을 뒤덮었다. 코로나 사태가 정부의 실정(失政)이라고 보는 사람도 많겠지만 문재인 족구팀이 전반 내내 쉴 새 없이 실점한 10골보다 클 수는 없다. 나라를 말아먹다시피 한 경제, 안보, 사회 실정이 코로나에 가려 또 적당히 넘어갈지 모른다. 경제가 이미 중병(重病)에 걸려 있었는데 마치 '코로나 사태' 때문인 듯한 착시가 일어나는 식이다. 4·15 총선의 쟁점 도 흐려지고 있다. 문 대통령이 총선에서 질책을 받지 않고 적당히 넘기면 이 족구팀과 이 작전 그대로 후반전 축구까지 치르려 할 것이다. 코로나는 결국 지나간다. 하지만 그 후에도 한국은 침체에서 헤어날 수 없다. 정부가 만들고 키운 우리 경제 사회의 진짜 병(病)이 그대로 있기 때문이다. 나라를 위해선 물론이고 문 대통령 본인을 위해서도 그것은 안 된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3/18/202003180523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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